[DBR]맥주 부산물로 대체 제분-화장품 생산… “오비맥주와 협력 성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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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맥주박’ 업사이클링
영양가 높은 ‘피자 도’ 만들고
샴푸-보디워시 등 선보여

지난해 6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오비맥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업사이클링 페스티벌’ 행사에서 참여자들이 라피끄가 개발한 맥주박 활용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다. 라피끄 제공
지난해 6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오비맥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업사이클링 페스티벌’ 행사에서 참여자들이 라피끄가 개발한 맥주박 활용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다. 라피끄 제공
‘식품 부산물을 재활용할 순 없을까?’

2019년 설립된 리하베스트는 식품을 제조하고 난 뒤 버려지는 부산물 처리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의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이다.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는 창업 전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며 제조 과정에서 식품 원료의 70%가 폐기되는 것을 목격했고, 이에 선순환되지 못하는 식음료(F&B) 산업의 문제를 체감했다.

식품 부산물을 재사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민 대표의 눈에 들어온 건 맥주박이었다. 맥주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맥주박으로 대체 제분인 ‘리너지가루’를 만들었다. 리너지가루는 밀가루와 맛 차이가 거의 없지만 칼로리는 30% 낮고, 단백질은 약 2.4배, 식이섬유는 약 20배 더 많다. 리하베스트는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대산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리너지가루로 피자 도를 개발하는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주력했다. 또한 리너지가루로 만든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자체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리너지바는 지난해 4월 크라우드 펀딩으로 1300만 원 이상을 모금하며 초기 목표 펀딩액의 약 2600%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리하베스트는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업사이클 공장을 세우는 등 제조 역량 면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하베스트가 차곡차곡 이 같은 성과를 쌓아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비맥주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이 협력해 추진한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 ‘스타트업 밋업(START-UP MEET-UP)’이 있다. 2019년 시작해 4회째를 맞은 스타트업 밋업 프로그램은 서울시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를 통한 스케일업을 지원해왔다. 민 대표는 “스타트업 밋업을 통해 오비맥주와 업무 제휴를 체결해 맥주박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면서 리너지가루 원가와 품질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연구개발 및 생산 스타트업 라피끄도 오비맥주와 서울산업진흥원의 지원을 토대로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다. 스타트업 밋업 프로그램과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의 해외실증(PoC) 프로그램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발된 라피끄는 AB인베브 보유 맥주회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맥주 부산물을 수급할 수 있는 물질이전계약(MTA)을 완료했다. 오비맥주 이천 공장에서 맥주박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으며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 라피끄는 맥주 효모 및 맥주박을 활용하는 화장품 원료화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 개발을 넘어 지난해 6월과 12월에는 샴푸, 보디워시 등 맥주박을 활용해 제조한 화장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범주 라피끄 대표는 “오비맥주와의 협력으로 맥주박을 소재로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식품 부산물을 화장품 원료 소재로 활용하는 기술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다음 달 오비맥주와 함께 개발한 제품을 론칭하는 등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주 부산물#오비맥주#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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