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잡자” 할당관세 늘렸더니…돼지고기 수입 폭증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6일 10시 48분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이 크게 늘었다. 고물가에 할당관세 적용을 받는 저렴한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맥주 수입은 줄어든 반면 위스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 확대와 위스키 유행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2년 국내 수입식품 통계를 26일 발표했다.

◆저렴한 돼지·닭고기 찾는 수요 증가…명태, 수출용 수입 늘어

식약처는 2022년 국내 수입식품 등 검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수입신고 건수는 1.5% 감소했으나 수입중량과 금액은 각각 3.0%, 1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축산물은 지난해 185만124t이 수입돼 전체 품목군 중 9.5%를 차지했으며, 전년 161만5180t 대비 14.5% 증가했다. 특히 돼지고기 수입량이 25.9%, 닭고기 수입량은 54.0%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6월, 7월에 각각 돼지고기와 닭고기에 할당관세가 적용됐다”며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수입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저렴한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에 맞춰 관세 혜택을 받는 멕시코산, 브라질산 등의 돼지고기 공급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할당관세는 물가나 수급 안정 등을 위해 특정 물품(중량)에 대해 일정 기간 관세를 줄여주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고물가를 잡기 위해 돼지고기와 닭고기에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수산물의 경우 명태(냉동), 고등어(냉동), 오징어(냉동), 청어(냉동), 주꾸미(냉동) 순으로 수입이 많았다. 특히 명태는 전년 26만2189t 대비 28.3% 증가한 33만6287t이 수입돼 2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 수출을 목적으로 국내에 수입신고된 러시아산 명태의 수입량이 전년 대비 36%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명태는 국내 소비량도 많았지만 수출용으로 국내 수입된 명태도 늘었다”며 “수입된 명태가 국내에서 가공돼 주로 중국으로 다시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어 역시 해외수출 목적으로 국내에 수입 신고된 러시아산 청어의 수입량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맥주 수입 3년 연속 감소세…위스키·와인은 늘어

수입 주류는 희비가 갈렸다. 맥주 수입량은 총 23만1148t으로 전년 26만102t 대비 11.1% 감소해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과실주·위스키 수입량은 2020년 8만3822t, 2021년 12만2646t, 2022년 11만3742t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식약처는 “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의 확대와 와인을 포함한 과실주, 위스키 등 맥주 외 주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가공식품 가운데 김치 수입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2021년 중국 알몸김치 파동으로 그해 전년 대비 4만t 가량 줄어든 24만3124t을 기록한 김치 수입은 중국산 김치 소비가 다시 늘어나면서 전체 수입량이 증가했다.

식약처는 “지난 한 해 김치 수입량은 26만3498t“이라며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외식업이 다시 살아나고 국내 물가상승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소비량이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강 관심 높아지며 건기식 수입 계속 증가

건강기능식품은 최근 5년간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지난해에 2만7045t이 수입돼 수입량이 전년 2만2536t 대비 20.0%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입량이 18.9%를 기록하는 등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웰빙을 지향하는 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수입량 증가 추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타민·무기질 등 영양 보충을 위한 복합영양소 제품의 수입량이 전년 대비 51.6%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단일 기능성 제품보다 간편한 복합 영양제품을 선호하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또 혈중 중성지질과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EPA·DHA 함유 유지 제품의 수입량이 13.9%로 증가한 반면,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배변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락토올리고당의 수입량은 전년 대비 24.3% 감소했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한 해 통관검사 결과 부적합 건수는 1427건(0.18%)으로 부적합률(0.17%)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농산물 등 농약잔류허용기준 위반에 따른 부적합 건수가 317건으로 전년(112건) 대비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농산물의 PLS(허용물질 목록 관리제도) 적용 확대 등 안전관리 강화 조치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PLS는 사용이 허가·등록된 잔류물질(농약·동물용의약품 등)은 허용 기준으로 관리하고 그 외 물질은 0.01 mg/kg이하로 일괄 관리하는 제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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