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추세가 인터넷은행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올해 초까지 5%대를 유지하던 인터넷은행권의 예금금리도 4%대로 물러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최근 일부 대출상품의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67%포인트 인하한다. 적용금리는 연 4.891~5.963%에서 연 4.418~5.303%로 낮아진다.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금리는 최대 0.30%포인트 인하해 최저 금리가 연 4.71%에서 연 4.408%로 하향 조정된다. 카카오뱅크는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최대 가능한도도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했다.
전날에는 케이뱅크가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낮췄다. 아담대 변동금리는 최대 0.64%포인트 내렸다. 전세대출 상품도 일반전세의 경우 최대 0.24%포인트, 청년전세는 최대 0.11%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케이뱅크는 이달 들어 여러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17일에는 아담대 고정금리형 혼합금리를 최대 0.34%포인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7%포인트 내렸다. 앞서 12일에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장님 신용대출’의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는 주요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에 이어서 이뤄지고 있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금리인하 압박에 줄줄이 대출금리를 낮췄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연초 8%대에서 6%대로 내려앉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은행은 가산금리 등 부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특히 은행은 지난해 순이자이익 등 어느정도 여력이 생겼다.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17일 인터넷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금리를 낮추면서 인터넷은행도 뒤이어 금리를 낮추게 됐다”며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한 발언을 내놓은만큼 인터넷은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인터넷은행 대출상품의 특성상 고객이 쉽게 대환을 택할 수 있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개입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모양새인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의 예금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이달 초까지 연 5%를 유지했으나 12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0.3%포인트씩 낮췄다. 이날 기준 ‘코드K 정기예금’ 금리는 연 4.40%다.
인터넷은행의 예금금리는 변동금리 산정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내부적으로 조달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내려갈 여지가 있다.
한편 일부 적금 상품과 파킹통장 등의 금리는 최근 인상됐다. 카카오뱅크는 30일 자유적금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올렸다. 케이뱅크는 이달 초 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박스에 매일 이자를 받아 일복리 효과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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