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성장률 -0.4%, 2년반만에 역성장…수출·소비 부진 탓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15시 44분


뉴시스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가 0.4% 역성장하며 뒷걸음쳤다. 고물가, 고금리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수출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인 2.6%를 지켰지만 올해는 1%대 성장도 담보하기 어렵단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4%로 집계됐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 건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분기(―3.0%) 이후 10분기(2년 6개월)만이다. 2000년대 들어 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 낮았던 건 카드사태(2003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3분기), 코로나19 사태(2020년 1·2분기) 등 4개 분기뿐이다.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인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했던 점이 역성장의 주요인이 됐다. 지난해 2분기(2.9%)와 3분기(1.7%)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민간소비가 4분기(―0.4%) 감소세로 돌아섰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펜트업 수요(억눌렸던 소비 폭발 현상)로 2, 3분기 민간소비가 회복됐다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이사수요가 줄면서 가전 등 내구재 소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줄었는데 감소 폭이 2020년 2분기(―14.5%) 이후 가장 컸다.

그나마 정부소비가 3.2% 늘었다. 소비 부진과 수출 한파를 정부가 재정지출로 방어한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역성장에도 연간 경제성장률은 2.6%로 한은 전망치에 부합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성장률이 1%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달 초 기준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에 그쳤다. 한국씨티은행, 노무라증권 등은 1%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봤던 한은은 다음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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