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
전문가 “외풍 차단이 최우선 해법”
“추울땐 난방텐트 안에서 자요”
시민들 난방비 아끼는 경험담 공유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가구가 급증하면서 난방비를 아끼기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난방용품 매출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43)는 난방비가 크게 올랐다는 얘길 들은 후 캠핑할 때 사용하던 보온 물주머니를 꺼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난방 온도를 낮추고 뜨거운 물을 채운 물주머니를 안고 자면서 월 10만 원 안팎이던 난방비를 월 3만 원대까지 줄였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황준영 씨(46)도 3주 전부터 등유를 이용한 캠핑용 난로를 집에서 사용하고 있다. 황 씨는 “다들 난방비가 올랐다고 하는데 저는 지난겨울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월 5만 원가량 줄었다”고 했다.
외풍을 막는 문풍지나 방풍 커튼, 난방 텐트 등 방한 용품을 찾는 이들도 증가세다.
주부 최유리 씨(37·경기 군포시)는 ‘난방비 폭탄’을 맞은 후 약 60만 원을 들여 난방 텐트와 방풍 커튼, 전열 기구, 내복 등을 구입했다. 최 씨는 “한파가 찾아오면 난방 온도를 올리지 않고 온 가족이 난방 텐트 안에 들어가 지낸다”며 “월 관리비를 40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줄였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28)도 난방비가 지난해 12월보다 2배 넘게 청구된 걸 확인한 뒤 방한 용품을 대거 구매했다. 박 씨는 “주말에 창문과 현관 틈새를 문풍지로 막고 나니 한결 외풍이 덜하다”고 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22∼25일 난방텐트 판매액은 전주(15∼18일) 대비 128%, 핫팩은 100% 늘었다. 같은 기간 SSG닷컴에서도 전기장판은 71%, 온수매트는 46% 등 온열 침구류 판매량이 급증했다.
정희용 한국가스학회 회장은 “이른바 ‘뽁뽁이’라고 불리는 에어캡이나 문풍지를 창문 등에 덧대 실내 온도가 떨어지는 걸 막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난방비를 아끼겠다고 보일러를 장시간 가동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수도관이 동파될 수 있다”며 “하루에 최소 한 번이라도 실내온도를 20도가량으로 설정하고 보일러를 가동시키는 게 낫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잠시 외출할 때는 보일러를 ‘외출’로 해 놓지 말고 온도를 1, 2도가량 낮춘 후 외출하라고 입을 모은다. 외출 모드로 할 경우 난방수가 급격히 식어 다시 난방을 할 때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보일러 배관 청소를 최소 2년에 한 번씩 하면 난방 효율이 개선돼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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