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전장(자동차 부품)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전장 부문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8조6496억 원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 매출액 가운데 10.4%를 차지했다. 전장 사업이 매출 비중의 1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169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VS사업본부는 2013년 출범해 2015년 50억 원 흑자를 낸 후 줄곧 적자에 시달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10년간의 투자가 성과로 나타났다”며 “반도체 공급 지연 이슈에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올해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전장사업의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80조 원 규모다.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도 우수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하만이 지난해 4분기(10∼12월) 2000억∼3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7150억∼815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이후 영업이익이 2016년 6800억 원에서 인수 첫해 574억 원으로 떨어지며 고전했다. 이후 2021년부터 5991억 원으로 회복하고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만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와 오디오 분야 선두 업체다.
최근 스마트폰 업황 악화로 고전하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부품기업도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전장부품 매출은 42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여섯 분기 연속 매출이 성장 중이다. 삼성전기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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