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전체 운용자산 40%가 해외서 나와… 미국-호주 ETF사 인수해 세력 확장
경제위기에도 작년 운용자산 늘어…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 개척도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미국발 긴축,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글로벌 경기가 침체됐지만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총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말 248조 원 규모로 이 가운데 40%에 달하는 103조 원이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도 해외 운용자산은 2021년 말(102조 원)보다 늘어난 것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올해 글로벌 진출 20주년을 맞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2003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국내에선 골드만삭스, 메릴린치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미래에셋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를 인수할 만큼 독보적인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ETF가 견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엑스(Global X)가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2018년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ETF 운용사인 글로벌엑스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8조 원에 불과했던 Global X ETF의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5조 원으로 약 6배로 불어났다. 미래에셋운용이 2011년 인수한 캐나다 ETF 운용 자회사 호라이즌스 ETFs(Horizons ETFs) 역시 현재 21조 원 규모를 운용하며 활발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미래에셋운용은 수익 측면에서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7∼9월) 말 누적 기준 미래에셋운용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은 7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결기준 미래에셋운용 당기순이익(2388억 원)의 30%에 달하는 수치로 수익의 약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의미다. 국내 다른 운용사들의 수익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 국한되는 것과 달리 미래에셋운용은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성장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운용과 글로벌엑스는 호주 7위 ETF 운용사 ETF 시큐리티스(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다. 순자산 약 4조 원 규모로 다양한 혁신성장 테마 ETF를 보유한 ETF 시큐리티스는 현재 글로벌엑스 오스트레일리아(Global X Australia)로 사명을 변경하고 글로벌엑스와의 시너지를 발휘해 호주 ETF 시장과 급성장하는 연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운용은 호주 현지 포시즌스 시드니 호텔과 호주법인 운영 경험을 토대로 향후 호주 시장에서의 투자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신흥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2006년 설립한 인도법인은 현재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 활약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인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으로 전환했지만 미래에셋은 인도의 성장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했다. 지난해에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가깝고 인도인 비중이 높아 인도 현지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지점을 설립하며 국내 운용사 최초로 중동에 진출하기도 했다.
글로벌엑스는 최근 브라질 최대 운용사 BB애셋(BB Asset)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신규 펀드를 출시했다. 브라질 현지 법인은 2018년 9월 현지 진출 10년을 맞아 브라질 증권거래소(BM&F Bovespa)에 브라질 최초로 채권 기반의 ETF를 상장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엑스 브라질(Global X Brazil)로 사명을 변경하고 더욱 공격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