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법사채 평균 이자율 연 414%…평균 대출금액 382만 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0일 16시 33분


뉴시스
지난해 불법사채(미등록 대부업)의 평균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의 20배 수준인 연 4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금리 상승 여파로 제도권 금융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불법 사채 시장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까지 오름세를 보이면서 고금리의 충격이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법기관과 피해자로부터 의뢰받은 6712건의 불법사채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평균 이자율이 연 414%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 사채 피해자의 평균 대출금액은 382만 원이었으며, 평균 거래 기간은 31일로 나타났다. 대출 유형은 급전(신용) 대출이 657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수대출이 112건, 담보대출이 26건이었다. 연 환산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넘으면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0.28%로, 9월(0.23%)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8%에서 0.24%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9월 0.16%에서 12월 0.19%로 0.03%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체율이 절대적인 수준은 높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은행이 건전성을 관리하는 연말에 상승 흐름을 보인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대출 금리가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한계 가구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올해 연체율이 더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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