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전(全) 산업 생산이 1.6% 줄어 2년 8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였다. 세계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가운데 내수마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설비투자도 크게 줄어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6% 감소했다. 코로나 초기였던 2020년 4월(―1.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9.5%)와 전자부품(―13.1%) 생산 부진으로 2.9% 줄었다. 반도체 생산은 4.9%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8% 감소해 지난해 11월(―14.9%)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로 2021년 7월(70.1%)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특히 반도체 공장 가동률이 1년 전에 비해 25.8% 급감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2% 뒷걸음치면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10년 6∼9월 이후 12년 3개월 만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대면 소비가 늘면서 일시 회복세를 보였으나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꺾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1.4% 늘어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마이너스’는 면했지만,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한파에 따른 의류 판매 증가와 대규모 할인 행사에 따른 화장품 판매 증가의 영향이 컸다.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0.5포인트 하락해 기준선(100)에서 더 멀어졌다. 이 수치가 100 미만이면 앞으로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수출과 대중 무역이 단기간에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동안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연간 기준 생산, 소비, 투자는 전년 대비 각각 3.3%, 0.2%, 3.3% 늘어 전년에 이어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코로나 경제악화에 따른 기저효과가 2021년에 이어 2년째 이어진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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