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의 1월 수출액이 지난해 1월보다 40% 넘게 급감하며 ‘반도체 수출 쇼크’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46.9%) 이후 최대로 하락했다. 그 영향으로 새해 벽두부터 월간 기준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2억7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589억6000만 달러로 2.6% 줄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였다. 종전 최대 무역적자는 지난해 8월 94억3000만 달러로,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건 처음이다.
1월 수출은 2020년 5월 이후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급감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1년 전보다 44.5%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7.8%)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동절기 에너지 수입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 경제활동 차질도 무역수지 악화를 가중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은 국내 반도체업계의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연결기준 매출이 7조6986억 원, 영업손실은 1조7012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분기 기준 적자는 2012년 3분기(240억 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44조64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7조66억 원으로 43.5%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어닝 쇼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스마트폰, PC 등 메모리 수요가 급감하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밝힌 대로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보다 50% 줄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1~6월) 침체 국면이 심화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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