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3’을 30여 분 남겨둔 1일(현지 시간) 오전 9시 반경.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 내 초대형 스크린에는 이 문구와 함께 ‘갤럭시 S23 울트라’의 사진이 떠올라 있었다.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은 이미 인파로 가득했다. 리드미컬한 음악을 배경으로 무대 양측의 스포트라이트 12개가 녹색 불빛을 상하좌우로 비추고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참석자들은 갤럭시 S23 시리즈의 카메라를 본떠 시시각각 변하는 ‘MOOON’, ‘WOOOW’, ‘SOOON’ 등의 스크린 문구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느라 바빴다.
10시 정각이 되자 무대가 일제히 암전되며 행사 시작을 알렸다. 회색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한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이 공간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함께 돌아오게 되어 기쁘다”며 “S시리즈의 레거시를 바탕으로 여러분의 기대를 뛰어넘어 다시 한 번 스마트폰을 재정의하려 한다”고 선언했다.
언팩의 주인공은 갤럭시 S23 울트라 모델의 카메라였다. 갤럭시 최초로 2억 화소 후면 카메라를 포함한 최신형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2’를 탑재한 S23 울트라는 어두운 환경이나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선명한 촬영 기능을 제공한다.
이날 행사에선 ‘에이리언’ 시리즈와 ‘글래디에이터’ ‘마션’을 연출한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이 갤럭시 S23 울트라로 촬영한 영화 ‘비홀드(BEHOLD)’가 공개됐다. 스콧 감독이 화면에 등장하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영화 촬영 장비 안에 고정한 S23 울트라로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무리 없이 촬영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곡성’과 ‘추격자’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도 언팩 영상에 등장해 S23 울트라로 촬영한 ‘페이스(FAITH)’를 소개했다. 촬영장 바닥에 S23 울트라를 세워놓고 배우가 문을 부수고 달려 들어오는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나 감독은 “어두운 조도에서도 놀랍도록 디테일들이 살아있었다”며 “이렇다면 상황이 정말 재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사양 게임 경험을 강조하는 장면에선 세계 최고의 프로게이머 중 한 명인 ‘페이커’가 깜짝 등장했다. 붐비는 공항에서 페이커가 초고화질 카레이싱 모바일 게임을 하며 주목받는 장면이 연출됐다. 퀄컴의 최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건 8세대 2’로 S23 시리즈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전작 대비 34%, 신경망처리장치(NPU)는 49%, 그래픽처리장치(GPU)는 41% 향상됐다.
올해 언팩에선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도 조연을 자처했다. 나란히 무대에 오른 이들은 노 사장과 3사 간 확장현실(XR) 분야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체험공간에서도 셋이 함께 S23 시리즈를 살펴봤다. 아몽 CEO는 “삼성의 뛰어난 제품과 구글의 경험은 퀄컴의 스냅드래건 XR 기술과 만나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기회를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언팩이 끝난 후 체험공간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체험 영상을 촬영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후기를 나눴다. 하드웨어 개발업체 대표인 수리야 간티 씨는 “스콧 감독의 등장이 멋졌다. 스마트폰 영화 촬영이 보편화되긴 어렵겠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기자인 엘리아네 피오레 씨는 “우리는 자체적으로 올해의 최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선정하는데 지난해 갤럭시 S22 울트라에 이어 올해도 S23 울트라가 최고 랭킹에 오를 것 같다”며 “사각 디자인과 카메라 배치 등 보다 심플해진 외관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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