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서 상가로 용도변경 매물
과세 시점 ‘계약일→잔금일’ 변경
부동산종류별 달라지는 세금계산
기재부 유권해석 변경 잘 살펴야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부동산의 종류가 무엇이냐에 따라 각종 세금부터 대출 한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가 달라진다. 우선 부동산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 부동산이 주택인지, 상업용 부동산인지, 토지인지에 따라 서로 다르다. 양도소득세 역시 주택일 때와 그 외의 경우에 세금 계산 방식이나 비과세, 중과세, 장기보유특별공제율 등이 다르다. 부동산을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매입 부동산의 종류에 따라 취득세, 대출금리와 한도가 달라진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나 마포구 합정동처럼 과거 주택밀집지역이었지만 주변 상권 발달로 상가가 많아지게 된 경우가 있다. 이런 지역의 단독주택은 카페나 식당, 상점 등의 상가로 개조해서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1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라면 비과세를 받을 경우와 아닐 경우에 세금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차이 날 수 있다. 반면 이를 사는 사람 입장은 다르다. 사는 사람은 주택이 아닌 상가나 토지여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주택일 경우 다주택자가 되면서 발생하는 종합부동산세 등 세무상의 불이익을 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입장이 상충될 수 있다. 이 경우 거래 조건에 따라 주택인 상태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잔금 전에 용도변경을 하거나 건물을 철거할 수 있다. 이때 세금을 어떻게 취급할지가 관건이다.
우선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대출이나 취득세를 판단할 때 기준이 되는 날짜는 부동산을 취득하는 때이다. 매매라면 사실상의 잔금 지급일이다. 예외적으로 사실상의 잔금 지급일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계약상의 잔금 지급일로 하는데 계약상 잔금 지급을 정하지 않은 경우엔 계약일로부터 60일이 경과한 날에 취득한 것으로 본다. 또 등기일이 잔금 지급일보다 빠른 경우 등기일에 취득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주택인 상태로 계약을 했더라도 취득일인 잔금일 등 전까지 용도가 상가 등으로 변경되면 상가를 취득한 것이 되고 건물을 철거한 경우 토지를 취득한 것이 된다.
문제는 파는 사람이다. 양도세의 경우 부동산 등기일과 잔금 지급일 중 빠른 날 해당 부동산을 양도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양도일의 상태가 어떤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종전까지는 계약일에 주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특약에 따라 잔금 청산 전에 주택을 상가로 용도 변경한 경우에는 매매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1가구 1주택 비과세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판단한다고 해석해 왔다(재산세과-476, 2009.10.16, 서면4팀-547, 2005.4.11).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 유권해석을 변경해 2022년 10월 21일 이후 계약하는 것부터는 잔금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멸실의 경우에도 역시 유권해석을 변경(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1543, 2022.12.20)해서 계약일이 아닌 양도일(잔금일)이 기준이 된다. 2022년 12월 20일 이후 계약하는 것부터 적용된다.
유권해석의 경우 법률이나 시행령의 변경과 같이 변경된 내용을 쉽게 파악하거나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세금에 대한 유권해석은 구속력이 있어 유권해석이 바뀔 경우 납세자인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접적인 각종 비용과 세금의 차이를 불러오는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다. 부동산의 거래는 드물고 중요한 일인 만큼 다른 어떤 거래보다 상황을 잘 살피고 주의 깊게 알아본 후 실행해야 할 일이다. 내가 모르고서는 다른 누군가가 항상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