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소상공인들은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고물가, 고금리 등 복합위기로 매출이 감소하고 가스비 등 공공요금이 오르는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을 덜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고금리로 인한 상환 부담이 사업자 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등 여러 대출과 엮인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 지원 프로그램이 다음달부턴 전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하반기부터는 고금리 가계신용 대출에도 해당 프로그램을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적용할 예정이다.
사업자대출 연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대환 한도 또한 개인은 1억원, 법인은 2억원으로 2배씩 상향됐다.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하던 방식도 3년 거치 7년 분할상환으로 연장된다.
소상공인들은 2년 전 코로나19 때 받은 각종 대출의 유예 기간이 끝나기 시작하며 커진 경제적 부담이 이번 프로그램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경기 침체로 매출은 코로나19때보다 더욱 떨어지고 정책자금 만기도 올해 두차례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에서 대출금리가 올랐다는 문자가 올 때마다 확인하기 겁났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거치 및 분할 상환 기간이 연장돼 매달 갚아야 할 돈의 액수가 줄어드는 것도 부담을 더는 부분이다.
경기 안성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B씨는 “경기 침체로 매출은 줄어들고 신년 특수는 사라진지 오래”라면서 “이용중인 은행 대출금리가 2배 이상 오르고 각종 헬스 기기 구매로 인한 대출도 부담되는 상황에서 저금리 대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니 시름을 덜었다”고 전했다.
반면 이번 프로그램 확대 적용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자영업계 관계자는 “갚아야 할 원리금 자체가 많은 상황에서 저금리가 적용됐다고 좋아하기는 참 난감한 문제다. 결국 언젠가는 또 갚아야 될 돈인데, 이보다는 소비를 활성화할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저금리 적용 대상이 사업자 대출로 한정된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내로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의 가계신용대출도 일정 한도 내에서 저금리 대환이 가능해지지만, 주택담보대출 등은 포함되지 않아서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저금리 대환 및 상환유예 적용 대상이 확대된 건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적용 가능성을 가계신용대출에만 열어둔 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부터 최근 경기 침체 상황까지 어려움을 견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이나 제2,3금융권 대출까지 동원한 자영업자가 많다”며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 적용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번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의 가계신용대출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지만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하는 방안은 검토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가계 대출까지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은 올해 내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라며 “금액 한도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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