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격적인 4분기 실적을 발표했죠. ‘D램 가격은 언제나 바닥을 치려나’라며 전 국민이 반도체 산업을 걱정하는 느낌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 소액주주가 597만명(지난해 12월 말 기준)이나 되니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물려 있을 듯.
그나마 다행인 건 실적은 무지 나쁜데 주가는 신통하게도 좀 올랐다는 점인데요. 왜 그런지, 다시 ‘10만 전자’의 희망을 품어도 되는 건지, 지금 물을 타도 되는 건지 등등. 궁금증을 풀기 위해 2000년부터 IT 업종 애널리스트를 하신 김운호 IBK투자증권 이사를 만났습니다. 한시간을 훌쩍 넘게 인터뷰하면서 반도체 시장 전망과 함께 ‘개인의 주식 투자법’에 대한 꿀 같은 조언을 얻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이겁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삼성전자 주식은 사지 마라.’ 왜냐고요? 읽어 보시면 압니다.
*이 기사는 7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이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는데요. 사실 지난해 가을부터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적자일 거라고 애널리스트 분들은 많이 예측하긴 하셨죠.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이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예상했던 수준이었나요?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안 좋았습니다. 반도체 가격 떨어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죠. 특히 SK하이닉스에 대해 조금 더 우려했는데요. 사업부가 적자 전환을 하면 가지고 있는 재고자산의 평가손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업적자를 1조로 보더라도, 재고자산 평가손 때문에 얼마만큼 밑으로 더 빠질지가 물음표인 거예요.
SK하이닉스에 ‘1분기 재고자산 평가손이 얼마쯤일까’ 물어보면 몰라요. 재고자산 규모가 얼마나 될지, 반도체 가격이 1분기 말까지 얼마만큼 빠질지를 알아야 하는데 둘 다 (예측이) 어렵죠. 그래서 그건 물음표로 남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1분기엔) 훨씬 더 커지는 그림입니다.
낸드플래시가 D램보다 훨씬 더 좋지 않아서 SK하이닉스는 낸드 쪽에서 적자가 세게 났고요. D램은 겨우 흑자이긴 했는데 그렇다고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생각보다 더 나빴습니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반도체 쪽은 적자였는데요(메모리 부문 분기 적자는 2008년 이후 처음). 역시 D램은 아니고 낸드가 적자였죠.”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경기에 매우 민감하고, 경기보다 약간 선행해서 움직인다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D램과 낸드, 그 둘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다른가요? 왜 낸드 쪽이 지금 더 안 좋은가요?
“경제학에서 배웠듯이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됩니다. D램은 공급자가 적어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이 3사가 90% 이상을 차지하죠. 낸드는 그보다 복잡해요.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이 있고, 인텔 낸드 사업부는 솔리다임에 들어갔고, 중국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도 있고. 대여섯개쯤 되는 거죠. 낸드는 아직 과점화가 안 돼있습니다.
D램은 서버∙핸드폰∙PC 이 세 개에 주로 쓰이는데요. 낸드는 이와 달리 USB와 메모리카드도 있고,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해요. 낸드 중 가장 비싼 건 서버에 들어가는 겁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비중이 낮았는데 솔리다임을 인수하면서 조금 높아졌고요. 삼성전자는 1위니까 서버 비중이 크고요. 그렇게 낸드는 제조사별로 제품 믹스가 많이 다르고, 그래서 마진도 많이 다릅니다. 삼성전자는 항상 (낸드 마진이) 탑 클래스에 있고요. SK하이닉스는 오락가락하고요. 서버용이 돈 되는 건 뻔한데 제품 경쟁력에 따라 그걸 공략할 수 있기도 없기도 합니다.
여담이긴 한데 애플에 중국 YMTC가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려다 막혔잖아요. 그런데 애플에 공급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선 절대 좋지 않습니다. 마진이 제일 낮은 섹터 중 하나가 애플입니다. 그러니까 (애플에 공급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죠. 보통 ‘애플에 들어가니까 제품이 얼마나 좋겠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제품이 정말 좋으면 애플 말고 다른 데 팔겠죠.
D램은 대체제가 없어요. CPU가 고도화되고 제품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D램 스펙이 점점 더 높아져야 하죠. 그런데 낸드는 달라요. 낸드는 HDD 하드디스크라는 대체제가 있잖아요. 낸드를 안 써도 됩니다. 지금 서버의 하드디스크 용량이 엄청난데, 낸드가 서버시장에 들어가 있는 비중이 10% 정도밖에 안돼요. 그 이유는 낸드가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비싸서입니다. 즉, 낸드의 태생적인 한계는 HDD와 경쟁을 위해 가격을 계속 낮춰야 합니다. 대체제가 없는 D램과는 메카니즘이 조금 다르죠.”
D램 가격 반등, 하반기도 어렵다
-반도체기업 주가는 올해 들어 의외로 선전하고 있는데요. 보고서를 보니 D램 가격이 1분기에 더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올해 4분기까지 계속 쭉 떨어지는 걸로 전망하셨더라고요?
“저는 약간 보수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지난해 3분기에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20% 빠졌고, 4분기엔 30% 빠졌습니다. 올 1분기는 -20%쯤, 2분기는 -10% 정도로 보는데요.
‘하락률’은 줄어드니까 이걸 ‘개선’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실제 숫자(가격)는 계속 빠지는 겁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이 ‘비율 개선’에 대해서도 반응을 합니다. 하락률만 줄어도 좋은 거 아니냐고 보는 거죠. 이보다 더 좋게 보는 분들은 올해 하반기엔 D램 가격이 플러스 전환한다고 내다 보기도 합니다.”
-‘하반기 D램 가격 반등론’은 왜 나올까요? 공급이 줄어서? 아니면 수요가 회복해서?
“둘다죠. 일단 공급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약간 낮은 보이스로 얘기를 했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계속 줄인다고 보고 있고요. 그런데 감산과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재고가 줄어드는 그 속도를 봐야 합니다. 거기에 수요까지 조금씩 올라와서 이 모든 게 잘 매치가 되면 베스트 시나리오인데요.
저는 감산하니까 재고가 줄어드는 건 맞는데, 수요가 생각만큼 그렇게 빨리 올라오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무엇 때문에 하반기 수요가 좋아진다고 얘기하느냐면 중국입니다. 중국이 리오프닝 되고 경기 살리려 보조금도 주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꽤 큰 폭으로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건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사람입니다.”
-아직까진 수요가 늘어날 거란 근거가 딱히 없고 막연한 기대이군요.
“중국이 봉쇄를 풀면 스마트폰을 사지 않겠냐는 건데요. 제가 받은 느낌은 봉쇄가 해제 돼도 구조적으로 줄어든 시장 사이즈가 생각보다 큽니다. 삼성전자가 과거 평균 3억 대 정도 만들다가 코로나 기간 중 부품도 없고 하니까 2억6000만대로 줄이면서 가격이 싼 모델 비중을 확 줄였거든요. 이걸 다시 늘릴 생각을 잘 안 할 겁니다. ”
-코로나가 워낙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시장 분위기가 바뀐 거네요.
“또 바뀐 것이 이제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졌습니다. 평균 4년이 좀 넘었다고 하죠. 핸드폰이 고장 나는 것 중 상당수가 화면이 나가는 건데요. 중국에선 아이폰을 많이 쓰는데, 아이폰 디스플레이가 고장 나면 OLED가 아닌 LCD로 교체합니다. 그럼 20달러밖에 안 해요. 이제 그런 수리 시장이 훨씬 커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주식시장에선 ‘D램 가격이 오르는 걸 확인하기 전에 가격이 거의 바닥에 근접하기만 해도 반도체주 주가는 확 반등할 수 있다’고들 얘기하던데요.
“일반적으로 (주가가 D램 가격에) 6개월 선행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D램 가격 하락률 방향성만 가지고도 주가는 움직일 수 있죠. 그런데 과연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까요? 주가의 레벨은 영업이익에 비례합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이 좋아지려면 단순히 적자폭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하잖아요. 그 부분이 이전과 다릅니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나온 게 2008년 이후로 처음이니까요.
그 말(D램 가격이 바닥일 때 주가가 먼저 반등한다)은 흑자일 땐 맞았죠. 흑자였을 땐 D램 가격이 반등만 하면 돈을 더 벌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적자니까 D램 가격이 바닥을 쳐도 적자폭만 줄어드는 거죠. 따라서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 접근할 건 아닙니다.”
-반도체주 주가가 반등을 할 순 있지만, 정말 주가 수준 자체가 의미 있게 높아지려면 영업이익이 좋아져야 하는군요.
“그러려면 D램 가격이 꽤 큰 폭으로 올라가야 하고요. 그러려면 수요가 맞춰져야 합니다. 공급만 줄여서는 그렇게까지 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수요 쪽에 그렇게 확신이 없어요. 가격이 크게 오를 정도의 수요는 올해는 없을 거고, 내년 이후나 봐야 될 겁니다.
스마트폰, PC, TV의 글로벌 판매 대수가 얼마가 정상이냐는 기준이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원래 14억 대 정도 팔았거든요. 그런데 조금씩 떨어져서 이제 12억 대가 됐습니다. 그럼 뭐가 정상일까요? 다시 14억 대로 갈 거라고 엄청나게 기대를 하는데 그게 맞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보는 쪽입니다. PC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4억 대 시장이었는데 3억 대로 줄었습니다. 이게 다시 4억 대로 갈 수 있을까요? ‘너 올해 PC 살 거야?’라고 물어보면 안 산다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수요를 상식적으로 접근해야지, 무조건 ‘좋아질 거야’라고 기대할 근거는 별로 없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력은?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얼마나 찾느냐가 주가엔 관건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파운드리 쪽은 워낙 대만 TSMC가 강자여서, 현실적으로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란 불가능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실제로 불가능해요. 파운드리는 이것저것 다 만드는 반도체인데요. TSMC나 삼성전자 모두 되게 비싼 장비에 투자를 합니다. 왜 그러냐. 웨이퍼가 8인치와 12인치가 있는데, 8인치짜리를 만들면 가장 싼 것 가격이 한장에 300달러가 좀 안 됩니다. 그런데 애플이나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5나노급 12인치 웨이퍼 한장은 얼마쯤할까요? 1만5000달러입니다.
파운드리를 가진 기업이라면 12인치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12인치가) 웨이퍼 장수로는 얼마 안 되는데 매출 비중이 엄청나게 높아요.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계속 장사를 하려고 하는데요. 이게 필요한 고객사는 별로 없어요. 애플∙인텔∙엔비디아. 이런 잘 나가는 탑클래스 기업을 가지고 장사를 해야 하는데요. 거꾸로 얘기하면 삼성전자가 애플 물량을 받아올 수 있나요?”
-애플은 어떻게 해도 삼성전자엔 안 주겠죠. 애플은 일단 버리고 나머지를 잡아야 하는군요.
“엔비디아도 TSMC 쪽에 더 많이 주고요. 퀄컴도 삼성전자가 경쟁사니까 안 주고 싶은데, 삼성전자가 고객이기도 해서 주문을 주긴 줘야 하는 상황이고요. 이런 상황이니까 삼성전자가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죠. 이걸 따라가야 한다는 당위성이지, 실제 가능성은 상당히 낮습니다.”
-삼성전자급의 회사라면 당연히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그 분야를 하긴 해야 하지만, 그걸 해서 실제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고 보면 조금 회의적인 거군요.
“저울은 TSMC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삼성전자는 그걸 조금이라도 더 가져오려고 발버둥 치는 상황입니다. 기술개발 성공이란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로 고객이 움직일지는 전혀 다른 일이라서요.”
-대만에 전쟁이 나지 않는 한 상황이 달라지긴 어렵겠어요.
“그렇죠. 반대로 얘기하면 그것 때문에 대만엔 전쟁이 안 날 거라고 하죠. 대만에 전쟁이 나서 TSMC 공장이 멈추면 전 세계 모든 공장이 다 멈추게 됩니다.”
좋은 회사 말고 좋은 주식에 투자하라
-제 주변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 가격을 걱정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다들 삼성전자에 물린 투자자이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솔직하게 얘기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싫어할 수 있는데요. 주식 투자를 알고 해야죠. 지금은 학습효과, 즉 ‘옛날에 삼성전자 주가 빠졌을 때 봤는데 다시 오르더라’면서 주식을 사는데요. 저는 그런 개인 투자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삼성전자 작년에 얼마 벌었는지, 올해 얼마 벌 거라고 추정하는지는 아나요? 그 돈을 어디에서 버는지는 알고 계세요?
그런 것도 모르면서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집을 살 땐 누가 사라고 해서 사지 않고 다 알아 보고 사잖아요. 그런데 주식은 누가 ‘그거 좋대’라고 하면 사요. 자기가 피땀 흘려서 번 돈을 왜 그렇게 쉽게 투자하나요. 저는 공부 안 하고 주식 사는 개인 투자는 의미 없다고 봅니다. 공부하지 않을 거라면 주식하지 말아야죠.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은 다르거든요.”
-크레딧 애널리스트에서 에쿼티 애널리스트도 전환하신 분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기준이 다르다고요.
“좋은 주식은 많이 오를 주식이죠. 그러니까 싼 주식을 사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승부를 내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가 경상도 말로 ‘천지삐까리’인데 단기에 그걸 어떻게 합니까.
좋은 주식은 단기간엔 흔들릴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계속 오르거든요. 2~3년 기다리면 3~4배까지 오를 수 있는 종목들이 있고, 그런 종목을 사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들 편해서 삼성전자 사지만 개인들은 삼성전자 같은 주식을 사면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은행 예금이 낫죠.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은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삼성전자로는 절대 불가능해요.”
-5개 정도 소수 종목에만 집중 투자해야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얘기하는 투자자들도 있죠.
“저는 그보다 좀 더 극단적이에요. 알고 있는 종목 중 가장 수익률 높은 한 종목에 올인을 해야 합니다.”
-굳이 분산할 필요가 없다고요?
“만약 내가 아는 종목 중 베스트가 수익률 30%짜리라면 거기 올인을 해야죠. 10%, 20%짜리를 살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데 한 1000만원 투자하면서 종목은 10개쯤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러면 어떤 종목은 20% 벌었는데, 전체를 따져보면 마이너스이게 됩니다.
개인은 많은 종목을 다 알 수 없잖아요. 잘 모르겠으면 그냥 사지 말아야 합니다. 10종목, 20종목씩 갖고 있으면서 누구 얘기를 들으면 좋아 보인다며 또 사고. 이건 분석을 안 하는 거죠. 만약 그게 정말 좋으면 갖고 있는 종목을 다 팔고 그걸 사야죠.”
-그렇게 20종목, 30종목을 투자할 거면 차라리 코스피200 ETF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겠군요.
“아니면 2차전지ETF, 이런 게 낫고요. 개인은 잘 모르면서 분산할 게 아니라, 한 종목에만 올인을 해야 한다고 보고요. 물론 (주가가 오르는 데) 시간은 좀 걸리니까 기다려야 합니다.”
-마치 부동산에서 ‘똘똘한 한 채’에 투자하듯이 주식도 열심히 공부해서 똘똘한 하나에 집중해야 하네요.
“부동산보다는 좀 더 쉽습니다. 그런 종목들이 애널리스트가 추천하는 종목 중에도 있고요. 그걸 본인이 공부를 좀더 열심히 해서 알아야죠. 왜 이 사람은 이걸 이렇게 열심히 추천할까,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도대체 뭔지를요.”
-애널리스트들이 그런 걸 보고서에는 애매하게 쓰나요?
“현재 주가가 1만원이고 목표가가 5만원이라고 하면, 그걸 누가 쓰나요. 목표주가를 1만4000원 정도로 쓰는 거죠. 그 다음 주가가 1만4000원에 가면 다시 2만원으로 또 쓰고요.”
-주가가 오르니까 뒤따라서 목표가를 뒤늦게 올린 거 아니라, 원래부터 더 갈 수 있다고 생각해도 목표주가를 일부러 낮게 쓴다고요? 왜요? 너무 높게 쓰면 이상하게 보나요?
“그렇죠. 딱 적당하게 (주가보다) 30% 높게 보고서를 쓰죠. 지금은 아닌데, 예전엔 진짜 보고서 쓸 때마다 목표가를 올렸던 기업이 있었어요.”
-그게 바로 ‘이 회사를 엄청 좋게 보고 있다’는 신호이군요.
“반대로 ‘이 종목은 이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주가가 더 갔네. 더 안 오를 것 같은데 어떡하지’ 할 때가 있어요. 그럼 목표가를 조금만 올려요. 최소한으로만. 지금 주가와 거의 차이가 없게요. 한 15% 정도로.”
-투자의견이 ‘매수’이긴 한데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15% 정도라는 건 ‘이제 안 올라’라는 신호로군요.
“보고서에 좋은 멘트도 달죠. ‘조심해서 보자.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라고. 그게 결국 사지 말란 얘기죠. 투자의견은 되게 예민하거든요. 기자들은 ‘주가가 이렇게 빠지는데도 한국 애널리스트는 매도 보고서 안 쓴다’는 기사를 많이 쓰는데요. 투자의견은 계속 매수이긴 하지만, 행간을 읽어 보면 적극적으로 사라는 멘트가 거의 없어요. ‘Sell’을 못 쓰니까 ‘Buy’를 쓴 거예요.” By.딥다이브
저는 일 때문에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많이 읽는 편인데요. 김운호 이사님의 ‘보고서 행간 읽는 법’ 가이드를 듣고 나니, 이전보다 보이는 게 좀더 많아집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꼭 실제 투자 공부에 활용해보시길 바랍니다.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드리자면
하반기 D램 가격이 반등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수요 회복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수요가 갑자기 살아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연말까지 D램 가격 하락을 예상합니다.
파운드리 분야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글로벌 핵심 고객사를 잡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부분에서 삼성전자가 TSMC에 밀립니다.
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다릅니다. 주식에 투자하려면 열심히 공부해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낼 것 같은 종목을 골라내세요. 단순히 ‘좋은 회사’라는 이유로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건 비추천입니다.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도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목표주가가 현재가격보다 30%가량 높으면서, 보고서를 낼 때마다 목표주가를 계속 올린다면 좋게 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기사는 7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