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지게차와 버스에 이어 전기 트럭을 올해 상반기(1~6월) 중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비야디가 일단은 상용차 판매 차종을 늘리며 외연을 넓히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무역상사인 GS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중에 비야디의 1t(톤) 전기트럭인 ‘T4K(티포케이)’를 수입해 상반기 중 국내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지난해 10월 이미 환경부에 배출가스 및 소음 관련해 인증을 받았다. 그동안 비야디는 GS글로벌을 통해 전기버스, 코오롱글로벌을 통해서는 전기지게차를 국내에 판매중이었다.
GS글로벌에서는 T4K의 올해 연간 판매량 목표치를 2000~3000대 수준으로 잡았다. 지난해 국내 전기트럭 신차 등록 기준으로 따지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이어 판매량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자동차 조사업체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전기트럭 모델 신규 등록은 2만 446대였고, 기아는 1만 5522대, ㈜디피코가 600대로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또한 2020년에는 국내 전체 트럭 판매량에서 전기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이 7.7%였는데 2022년에는 20.0%로 급증한 것 또한 GS글로벌이 T4K의 연간 판매량을 2000~3000대까지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상 현대차그룹이 독식중인 국내 전기트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비야디는 가격 경쟁력과 주행거리를 앞세워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짰다. T4K는 한 번 충전에 최대 246km가량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에 211km를 달리는 현대차의 전기트럭 ‘포터2 일렉트릭’이나 기아 ‘봉고3 EV’보다 효율이 좋은 것이다. GS글로벌에서는 아직 판매 가격을 정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비야디의 저가 전략을 생각해보면 4000만 원 초반대인 포터나 봉고 전기차보다는 저렴하게 출시하지 않겠냐는 게 업계 중론이다.
비야디는 상용차 부분에서 저변을 넓힌 것을 기반으로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 사무실을 새로 차렸고, 국내 딜러들을 대상으로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승용차 3개 차종에 대한 시승 행사도 펼쳤다. 몇몇 딜러사들은 지난해 9~10월쯤 비야디코리아 측에 승용차 판매와 관련해 의향서도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수 시장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부터 유럽, 브라질, 일본,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한 비야디가 조만간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도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국 브랜드가 국내 승용차 시장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를 놓고는 시각이 갈린다. 중국 가전 업체인 하이얼이나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 등도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했다. 특히 2017년에 중국 북기은상기차가 국내 진출 첫 중국 승용차인 ‘켄보 600’을 야심차게 내놨으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치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 2000만 원이라는 출고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를 산다는 것은 목돈을 써야 하는 일이고, 더군다나 승용차는 사치제의 성격도 있어서 소비자들이 매우 신중하게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다”며 “‘저가 제품’이라는 이미지에 너무 갇히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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