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1경7100조번 연산 처리
“대화 흐름 등 인간 수준 개선”
SK텔레콤은 12일 자사의 인공지능(AI) 모델인 ‘에이닷’의 뇌 역할을 하는 슈퍼컴퓨터 ‘타이탄’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 구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슈퍼컴퓨터 확대 구축을 통해 AI 기술 회사로 도약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2021년부터 구축해 운영 중인 슈퍼컴퓨터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존 대비 2배 이상 규모인 1040개로 증설했다. 이로써 SK텔레콤 슈퍼컴퓨터는 17.1페타플롭스 이상의 성능을 갖추게 됐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수학 연산 처리를 1000조 번 한다는 뜻으로 17.1페타플롭스는 슈퍼컴퓨터가 초당 1경7100조 번 연산을 처리한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는 지난해 전 세계 슈퍼컴퓨터 랭킹 ‘톱500’(top500.org)에서 국내 통신사 최초로 85위에 오른 바 있다.
슈퍼컴퓨터 성능 향상을 통해 자사의 초거대 AI 모델인 ‘에이닷’이 기존보다 더 정교한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에이닷’은 오픈AI 초거대 언어모델인 GPT-3에 한국어를 학습시킨 모델로 지난해 5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AI 연구개발(R&D) 기술력과 슈퍼컴퓨팅 고도화 등을 기반으로 초거대 AI 범용성을 무한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에이닷을 통해 플로(FLO), 티맵(TMAP), 웨이브 등 한국의 대표 미디어 플랫폼과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텔레콤은 8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을 이달 내에 적용하고, 사진과 음성 등 복합적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 모달’ 기술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연내 오픈AI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과 언어 모델 및 다양한 기반 기술 협력을 통해 에이닷을 고도화하고 올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김영준 SK텔레콤 A.추진단 담당은 “슈퍼컴퓨터 확대 구축을 통해 에이닷이 기존보다 더 정교한 학습이 가능해져 사람과의 대화 흐름과 답변 완성도가 사람 수준에 가깝도록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격적인 R&D 투자, 인프라 확대, 인재 영입 등을 통해 AI 기술 리더십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