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등 각종 지표, 침체와 거리
경기악화-둔화 없는 호황유지 전망
“소프트-하드 랜딩 아닌 노 랜딩”
주류는 여전히 경기침체 시나리오
미국 경제가 침체나 둔화 없이 계속 고공 비행할 것이라는 ‘노 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용을 비롯한 여러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프트 랜딩(연착륙)’이나 ‘하드 랜딩(경착륙)’이 아닌 제3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사실일 것 같지 않았던 ‘경제 호황(an economic growth upturn)’을 이제 몇몇 경제학자들이 제3의 시나리오로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서치 회사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노 랜딩 시나리오는 현실”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은 경제가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는 ‘하드 랜딩’이나 완만히 경기가 둔화되는 ‘소프트 랜딩’이 아니라 경기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는 미국의 각종 지표에서 침체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취업자 증가 폭은 51만7000명(농업 제외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18만8000명)의 2.7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지난달 실업률도 전망치(3.6%)를 밑도는 3.4%로 1969년 5월 이후 5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를 비롯한 다른 지표들도 탄탄하다. 마스터카드는 지난달 자동차를 제외한 미국의 소매판매가 1년 전보다 8.8%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1월 미국 제조업 분야의 평균 주당 가동 시간도 1.2% 늘었다. 이에 따라 최근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12개월 안에 불황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다만 WSJ는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워낙 빠르게 금리를 올린 만큼 그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금리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올렸던 2006년의 경우 금리 인상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1년 반이 걸렸다.
미국의 보험사 네이션와이드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챈식은 “기업들의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수익 하락이 고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올 중반부터는 경기가 완만한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경기 상황을 감안해 연준이 긴축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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