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물가 하락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이 8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하며 1270원대 초반으로 내려섰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6분 현재 전 거래일(1277.3원) 보다 5.6원 내린 1271.7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4.3원 하락한 1273.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1271.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환율은 8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달러화는 유로화 강세, 인플레 우려 완화에 약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5% 하락한 103.170에 마감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 차기 총재로 내정된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예상보다 비둘기적(통화정책 완화 선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달러 대비 약세를 연출했다. 유로화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올해 EU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소폭 강세를 보였다.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후 10시 30분 발표되는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상승세 둔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CPI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시장에서는 1월 CPI가 전년동월대비 6.2%, 전월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전년동월대비로는 상승세가 둔화되는 것이지만 전월대비로는 높은 수치다.
미국 1월 뉴욕 연은 소비자기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0%를 유지했고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0.3% 하락한 2.7%를 기록했다. 가계 소득의 예상률은 1.3% 하락한 3.3%를 기록하며 월간 낙폭으로는 데이터 역사상 가장 큰 폭 하락했다. 시장은 이와 관련 인플레 완화 시그널로 받아들이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연준 고위급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지속되고 있다.
미셀 보우만 연준 이사는 1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높고, 노동시장이 물가 상승압력을 높인다”며 “연방기금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리 인상 폭에 대한 발언이 배제되면서 시장 영향력은 제한됐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86.66포인트(1.11%) 오른 3만42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6.83포인트(1.14%) 상승한 4137.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3.67포인트(1.48%) 뛴 1만1891.79에 폐장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87% 하락한 3.70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5% 상승한 4.521%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생명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위험회피 심리 안정세와 인플레 우려 완화, 위안화 진정 기반에 하락할 전망”이라며 “소득 전망이 큰폭 둔화되고 기대 인플레가 원상태를 유지했다는 점도 긴축 우려를 완화해 오늘 국내 증시 외인 순매수가 확대되면서 1270원 초반 중심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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