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눈 가진 ‘명주실 북어’ 선물하면 액을 막고 복을 가져다줍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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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중 디자인스튜디오 ‘버금’ 대표
고유의 멋 담긴 아트작품 인기몰이

행운과 복을 기원하는 아트 상품 ‘굿럭피쉬(Good Luck Fish) 명태’. 자석이 달려 있어 출입문에 붙일 수 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행운과 복을 기원하는 아트 상품 ‘굿럭피쉬(Good Luck Fish) 명태’. 자석이 달려 있어 출입문에 붙일 수 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명태는 말려서 북어가 돼도 눈이 굉장히 맑아요. 그래서 명태에 ‘밝을 명(明)’자가 들어가는지도 모릅니다. 명태에 흰색 명주실을 감아놓은 형태 자체만으로도 정말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릴 적 가게 문 위에 걸려 있던 ‘흰색 명주실을 감은 명태’를 아트 상품으로 만든 정연중 디자인스튜디오 ‘버금’ 대표(사진). 그는 우리 고유의 정신과 멋이 담긴 문화재를 아트 상품으로 개발하는 디자인 전문가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금제 유물, 국립고궁박물관의 일월오봉도, 프랑스가 반환한 ‘조선왕조의궤’ 등을 모티브로 한 예술상품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정조의 화성행차 행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길이 5m의 족자 상품은 500세트가 순식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가 지난해 리움미술관 재개관 특별전,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선보였던 새로운 아트 상품은 바로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명주실 북어’다. 집이나 사무실을 이사할 때, 차를 새로 샀을 때 복을 빌고, 액운을 막는 의미로 걸어두던 민속이다.

그는 명주실을 감은 북어를 직접 디지털로 조각해 3차원(3D) 프린터로 만들어 레드, 블루, 골드, 그린, 화이트 등 다채로운 색깔의 상품으로 만들고, 자석을 붙여 아파트 문이나 냉장고에 붙일 수 있도록 했다. ‘굿럭피쉬/명태’라고 이름 붙인 이 아트상품은 지난가을 리움미술관 아트숍과 공예트렌드페어에서 3000여 개가 팔렸고, 올 초 카카오메이커스에서 5000개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일본에 다녀온 사람들은 꼭 손을 흔드는 고양이 인형을 사옵니다. 한국을 상징하는 아트상품이 없을까 하다가 액을 막아주고, 복을 기원해주는 ‘명주실이 감긴 명태’를 생각하게 됐어요. 명태 자체를 선물하긴 어렵잖아요. 예쁜 물고기 모양의 아트상품으로 만드니 젊은층이 반응한 것 같아요. 집의 인테리어에 맞춰 선물용으로 다양한 색깔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 대표는 “고교 수학여행 때 경주 불국사에서 큰 감명을 받았는데 기념품이 너무 조잡해 오히려 좋은 추억을 망쳤던 기억이 있다”며 “우리만의 스토리텔링과 철학, 예술성이 살아 있는 높은 퀄리티의 아트 상품을 개발해 한국관광에 대한 좋은 기억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명주실 북어#버금#정연중 디자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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