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들면 세탁특공대 출동 [바이브랜드]

  • 인터비즈
  • 입력 2023년 2월 16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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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탁특공대

2015년 창업한 비대면 세탁 서비스 '세탁특공대'. 2022년 상반기 매출액은 126억 원, 누적 고객 수만 무려 70만 명에 달합니다. 이용자가 할 일은 앱에서 주문 후 밤 11시까지 현관 문 앞에 세탁물을 내놓는 것뿐. 48시간 이내에 세탁된 옷은 제자리로 되돌아갑니다.
새벽 배송? 우린 새벽 픽업
기자는 케케묵은 스니커즈를 특공대에게 의뢰했습니다. 챗봇 화면에서 서비스(생활빨래/개별 클리닝)와 희망 일정을 선택한 후 ‘밑창에 틈이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요청했죠. 가방과 신발이 아닌 품목에 한해 수선 서비스 신청도 가능합니다. 제품이 세탁특공대의 세척 시설인 스마트팩토리에 도착하면 검수 후 이용금액이 책정됩니다. 앱에 업데이트된 인수증을 확인해 보니 스니커즈 1켤레 기준 6천 원이네요.

이용 빈도에 따라 최대 54% 할인율이 적용되는 월간구독 서비스도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옷&신발 패키지 8회 이용권은 3만 4900원으로 정가(약 7만 원)의 절반 수준이죠. 업체에 따르면 전체 고객 대상 월간구독 갱신율은 70%에 이릅니다.

출처 : 세탁특공대

이용자 입장에선 비대면 서비스인만큼 의류 분실 및 손상에 예민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소비자 기본법(소비자분쟁해결)과 자체 특별 보상 기준을 동시에 반영한다고 합니다. 국가 지정 보상액에 만족하지 않는 고객이 많다 보니 제품 가격 기반의 보상액을 지급한다고요. 승인까지 평균 1주일 이상 소요되는 업계 관행과 달리 CS팀이 실시간으로 입금합니다.

스마트팩토리에 진열된 다양한 의류_출처 : 세탁특공대

창업 당시 세탁특공대의 미션은 정체된 세탁 시장에 편리함을 더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상 속 사용 빈도가 높은 서비스임에도 온라인으로 전환되지 않았으니까요. 사업 초반 모델은 세탁물을 세탁소에 전달한 후 고객에게 다시 배송하는 플랫폼이었다고 합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감당하기가 어려워지자 IT 기술을 접목해 현재 서비스를 구축했죠.
가장 스마트한 세탁소
기술력의 방점은 서울 금천구와 경기도 양주에서 가동 중인 스마트팩토리입니다. ‘미국, 중국, 덴마크, 이탈리아’ 등을 순회하며 개발한 첨단 설비를 갖춘 각 공장의 규모는 1000평, 하루 최대 세탁 물량이 3만 장에 달합니다.

핵심 기술력은 업계 최초로 AI가 케어라벨 정보에 따라 세탁 방법을 지정하는 인공지능 자동화 분류 시스템입니다. 연구 및 설치 과정에서 약 16억 원을 투자해 완성했다고 전합니다.

1년 동안 1만 5천 개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한 AI의 정확도는 99.8%. 케어라벨이 바랬거나 제조사가 잘못 기입한 경우에도 올바른 세탁 방식을 분석합니다.

스마트팩토리의 AI 자동화 분류 시스템_출처 : 세탁특공대


이탈리아의 메탈프로게티사와 공동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세탁물 합포장 자동 분류 시스템(MPT)도 괄목할 만합니다. 품목별 특성이 반영된 포장을 실현하니까요. 이를테면 셔츠류에 섬유 보풀이 붙지 않도록 니트류와 합포장되지 않게끔 설정하는 식입니다.

셔츠 프레스(다림질 로봇) 역시 핸드 메이드 이탈리아. 본체가 회전하며 한 번에 셔츠 4벌을 다림질하고 셔츠 안에서 밖으로 분사된 스팀에어가 주름을 제거합니다. 이 또한 약 2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설비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했음에도 인간의 손길은 필요한 법이죠? 팩토리마다 200여 명 직원의 손놀림이 서비스 디테일을 책임집니다. AI 분류 작업 이전에 제품의 훼손점을 찾아내고 최종 단계에서 얼룩을 체크하는 것이 한 예입니다.

셔츠프레스의 주름 제거 방식_출처 : 세탁특공대

세탁, 보관, 판매까지 논스톱
국내 세탁 시장의 판도를 바꾼 세탁특공대. 이제는 의류 생애 주기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하는 ‘라이프 케어 플랫폼’을 꾀합니다. 옷을 세탁하고 보관해 주며 안 입는 옷이 있으면 판매까지 대행하는 올인원 비즈니스죠.

2022년 3월 도입한 보관 서비스가 그 연장선의 시작점입니다. 계절감이 지난 옷들을 맡기고 싶다는 고객 피드백이 계기가 됐습니다. 4~10벌은 월 9900원, 11~15벌은 월 1만 2900원으로 부피 및 소재와 상관없이 수량 기반의 요금제를 적용했죠.

출처 : 세탁특공대

소비자는 최대 30벌(월 2만 6900원)까지 신청 가능하며 앱으로 맡긴 의류를 확인하고 언제든지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이불과 신발도 보관 가능하도록 재정비하기 위해 2022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중단한 후 2023년 1분기에 확장 오픈할 예정이라고요.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를 기획 중인 것도 같은 행보입니다. 판매 희망자에게 적정 시세가를 제안, 수락하면 시장에 등록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케어라벨을 통해 제조연도와 정가 및 중고가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죠.

출처 : 세탁특공대

세탁특공대가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 나아가려면 첫 번째 단계인 세탁 시장에서 공고히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주요 경쟁사인 런드리고를 포함해 유사 서비스가 늘어난 데다 매장 중심의 크린토피아는 당일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니까요. 상권별 로컬 세탁소의 저력도 간과할 수 없고요.

세탁특공대는 이와 관련해 빠른 배송보다 의류 리프레싱 기술에 투자 중임을 강조합니다. 새 옷을 입는 느낌이 들 정도로 훌륭한 세탁을 구현하겠다는 겁니다. 국내 최초 기술력을 갖춘 스마트팩토리가 비책이 될 수 있겠죠. 이 특공대가 종횡무진 활약할수록 바빠서 세탁소에 못 간다는 핑계도 안 통하겠네요.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7일에 발행됐습니다.

#바이브랜드#세탁특공대#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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