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와 에스엠 현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 중인 가운데, 이성수 에스엠 공동대표가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 등을 직접 제기하며 공개 저격에 나섰다.
이 전 총괄의 처조카인 이 대표는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1차 성명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 28분짜리 영상에서 ▲에스엠 제국의 황제 ‘이수만’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 ▲이수만 일가를 위해 희생당한 ‘자회사들’ 등 14가지 목차를 공개하며 “오늘 첫 번째 성명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14가지 내용에 대해 추가 발표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이 전 총괄은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CTP)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달러로 설립했다. 이 CTP는 이 전 총괄의 100% 개인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라이크기획’은 이 전 총괄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그의 개인회사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에스엠으로부터 매년 거액의 프로듀싱비를 챙겨간 점 등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에스엠에서 음반·음원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는 글로벌 그룹 ‘웨이비(WayV)’, ‘슈퍼엠(SuperM)’, ‘에스파(aespa)’의 글로벌 음반·음원 유통과 관련해 각각 중국의 애사애몽, 미국의 캐피톨 레코즈, 워너 레코즈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이한 점은 (이 전 총괄이) 기존의 프로듀싱과 하는 일은 똑같은데, 계약 구조만 해외 레이블사와 CTP를 거치게 하면서 기형적으로 바꿨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수익 정산은 에스엠과 해당 레이블사 간 정산을 먼저하고, 이후 에스엠에 정산된 금액에 대해 라이크기획, 즉 이 전 총괄이 6%를 지급받는다. 그러나 이 전 총괄은 레이블사와의 정산이 이뤄지기 전 6%를 선취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밝혔다.
그는 “에스엠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은 2014년, 2021년에도 국세청으로부터 정당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 결과 에스엠은 수십억, 수백억 원의 세금을 납부해야만 했다”며 “이런 해외를 거치는 이상한 구조는 이 전 총괄이 한국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질에 맞지 않는 거래 구조를 통해 홍콩의 CTP로 수익이 귀속되게 하는 것, 전형적인 역외탈세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CTP와 해외 레이블사 간의 앞선 계약은 작년 연말 종료된 에스엠과 라이크기획 간의 프로듀싱 계약과는 전혀 무관하게 지금도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새해 들어 이 전 총괄이 측근들을 앞세워 ▲아티스트가 이수만이 필요하다는 성명 발표 ▲이수만과 임시 고문 계약 맺고 활동 정당성 부여 ▲해외 제작 앨범 CTP와 계약 ▲이수만 없는 회사에서 매출 나오지 않도록 1분기 매출액 낮출 방안 강구 ▲음반 발매 4월 이후로 늦추는 방안 강구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이 어느 순간부터 ‘나무심기’와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즉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표방한 메시지와 새로운 시장 개척 및 문화교류를 외치는 이면에는 이 전 총괄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한 이 전 총괄의 ‘나무심기’에 대한 관심 때문에 소속 걸그룹 에스파의 컴백이 밀렸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이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팀과 유영진 이사에게 ‘에스엠에서 나올 모든 주요한 곡에는 가사에 나무심기와 서스테이너빌리티, ESG를 투영하라’고 지시했다며 에스파에게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나무심기를 투영한 가사를 넣은 노래를 부를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 단계 가사에서는 직접적으로 ‘나무심기’라는 단어까지 등장해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하고 울컥해 했다”며 “에스파의 새 앨범 발매는 2월 20일경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같은 무리한 지시로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가 나와 에스파를 위해 이번 곡 발매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이 전 총괄이 주장하는 뮤직시티 건설에는 카지노가 연결돼있다”면서 “이 전 총괄은 심지어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 운운하는 것을 여러 사람이 듣고 목격했고, 말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하이브는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가 가진 의미를 알고 있을까”라며 “모르고 동조한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에스엠을 갖고 싶은 마음에 이 전 총괄이 내건 조건을 덥석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몰랐어도 혹은 알고 묵인했어도 모두 문제”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이제 에스엠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그것이 ‘SM 3.0’이다. 이제 저희 에스엠의 음악을 다시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당사는 이 전 총괄과 관련된 어떤 형태의 활동이나 캠페인이 에스엠과 직접 연계돼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관여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며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에스엠에서 추진하는 ESG 활동의 세부 내용에 대해 전달받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당사 역시 ESG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이 전 총괄이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이 ESG 활동과 연계돼 진행될 경우 이에 대해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협력은 해당 캠페인이 추진하고자 하는 ESG 활동의 범위 등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상호 협의돼야 하므로 세부 내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하이브는 CTP에 대해서도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에스엠과 계약이 체결돼 있다는 내용도 전달받은 바 없다”며 “만약 그게 사실로 확인될 경우 주식매매계약 조항에 따라 CTP와 에스엠 간의 계약 종결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종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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