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을 격려하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직원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17일 현대차·기아는 정규직 직원 모두에게 400만 원과 주식 10주(기아는 24주)의 특별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또한 계약직과 숙련고용직에는 주식을 제외한 400만 원을, 사내 협력사 직원들에게도 조건에 따라 200만~300만 원의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입사 후 2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이 대상이다. 특별성과급 지급일은 다음 달 2일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 매출 142조5275억 원, 영업이익 9조8198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기아도 매출 86조5590억 원, 영업이익 7조2331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을 올렸다. 이에 현대차·기아의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를 중심으로 성과 배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현대차·기아 노동조합 역시 최대 성과 달성에 따른 이익 분배를 요구하고 있었다.
현대차·기아가 경영 성과를 이유로 ‘특별 성과급’을 지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 성과급은 임금 및 단체 협약에 따라 규정된 일반 성과급과 달리 경영진의 재량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전기차가 세계 각국에서 호평받으며 ‘올해의 차’ 등을 수상하자 ‘특별 격려금’이라는 명목으로 400만 원을 지급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오전 각각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명의의 사내 게시물을 통해 특별 성과급 지급을 알렸다. 장 사장은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2022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상을 받았고, 2년 연속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JD) 파워 1위를 하며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최고 성과에 따른 특별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직원들과 노조 측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후 처음으로 있는 일”이라며 “각 직원이 모두 고생해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기아 노조의 성과 분배 요구가 강하게 나오면서 성과급 지급이 결정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현대차·기아 측은 이에 대해 성과에 대해 보상을 준다는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차·기아 측은 “올해도 모든 직원이 서로 격려하고 협업을 강화함으로써, 더 향상된 경영실적을 달성하기를 기대하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의 특별 성과급 지급 결정으로 인해 성과급을 둘러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의 반발도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만 특별 격려금을 받자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도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현대위아는 직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날 약 300만 원의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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