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또 투자유치 가능?” 컬리, IPO 철회 후 직원들도 동요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7일 19시 15분


“과연 또 투자 유치가 가능할까요?”

컬리가 전격 상장 철회를 하면서, 이 여파로 내부 직원들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IPO(기업공개) 실패로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유동성 부족으로 회사 운영이 어려워지지 않을지 직원들의 우려도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리 직원들은 IPO 철회 이후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회사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게시판엔 “현금이 바닥나면 예전 타 이커머스 처럼 판매자 정산도 못하는 것 아니냐”, “이대로 회사 생활 괜찮을까” 등의 글이 올라왔다.

특히 최근 컬리의 성과급 지급이 지연됐을 당시 게시판에 댓글이 쏟아졌다. 컬리는 매년 성과급을 상반기 평가분은 7월 말일에, 하반기 평가분은 1월 말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엔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내용을 팀장급 이상에게만 공지한 탓에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내부가 크게 술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컬리 측은 “인사평가 시스템 고도화 작업으로 평가가 늦어지면서 성과급 지급이 한 달 가량 늦어진 것일 뿐”이라며 “이런 내용이 직원들에게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아 해프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게시판엔 “인사팀이 1월말 지급한다고 공지했는데 이제 와서 계약서엔 명시돼 있지 않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설마 돈 없어서 못 주는 건 아니겠지”, “인사 평가가 늦어진 이유라는 데 왜 전체 메일을 보내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간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내부 직원들 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매각설 등 컬리를 둘러싼 무성한 풍문들이 나돌고 있다. “송파 물류센터를 문 닫으면서 자연적으로 인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컬리가 당장 현금을 쥐고 있더라도,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사업을 운영하려면 빠른 시일 내 추가 투자 유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줄섰던 유니콘 스타트업들도 요즘 ‘혹한기’를 겪고 있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 추가 투자 유치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컬리 측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충분하다”며 “물류센터 건립과 신사업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재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컬리의 현금성 자산은 2021년 말 기준으로 1483억원이 남았다. 여기에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유치한 2500억원이 지난해 1월에 유입됐다.

다만 2021년( 2177억)과 같은 수준의 영업적자가 작년에도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이전만큼 현금 곳간이 넉넉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물류센터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적인 실탄 공급이 필요한 배경이다. 지난해 5월 충청권을 시작으로 7월 대구, 12월 부산·울산으로 지역을 넓혔고 올해 상반기에는 평택과 창원에서도 물류센터를 가동시킬 계획이다.

그만큼 부담해야 하는 고정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진 컬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충분한 상황이라 당장 사업 운영엔 문제가 없겠지만 인프라 확대 투자 계획엔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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