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예탁금’으로 ‘돈잔치’…30대 증권사, 4년간 1조8705억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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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0일 10시 06분


서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서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간 1조8705억원가량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무소속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원이고,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에 맡긴 고객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하거나 예치해야 한다. 증권사는 예탁금 운용에 따른 아무 위험부담 없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신탁, 예탁하는 것만으로 안정적 이익을 거둔다.

증권사 수익은 고객 예탁금 규모가 크고 금리가 높을수록 유리한데, 최근 금리 상승이 이어졌고, 주식투자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탁금 규모도 늘어났다.

고객 예탁금 규모는 2019년 26조6500억원에서 2020년 48조1556억원, 2021년 68조1898억원, 2022년 59조7299억원으로 4년간 총 202조7523억원에 달했다.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버는 수익률은 기준금리에 알파(α)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되는데, 4년 동안 최고 수익률은 1.94%, 최저 수익률은 0.8%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2019년 4513억원에서 2020년 4410억원, 2021년 5012억원, 2022년 1조735억원 등 4년간 총 2조4670억원을 벌었다.

전체 이익 중 5대 증권사가 번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1조4758억원으로 전체의 59.8%를 차지한 것으로 예상되고, 이익금은 예탁금 규모에 따라 매년 동일한 이율을 적용해 증권사가 분배받고 있다.

증권사가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는 개인별 예탁금 액수와 당해연도 금리에 따라 달라진다. 예탁금 액수 50만원 미만일 경우 평균 0.1~0.2% 수준, 50만~100만원 미만은 평균 0.2~0.3%, 100만원 이상일 때는 평균 0.2~0.4%였다. 전체 평균은 0.2% 수준에 불과하다.

증권사들이 챙긴 수익률이 최저 0.8%에서 최고 1.94%인 점을 감안하면 고객에게 수익금을 되돌려주는 비율은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사가 4년간 고객에게 지급한 예탁금 금액은 2019년 1739억원, 2020년 1235억원, 2021년 1020억원, 2022년 1970억원 등 4년간 총 5965억원이었다. 그중 5대 증권사가 지급한 금액은 3379억원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양정숙 의원실에서 편집한 금융감독원 자료. 양정숙 의원실 제공
양정숙 의원실에서 편집한 금융감독원 자료. 양정숙 의원실 제공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겨 놓은 예탁금으로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4년 만에 2조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였고, 수십 년간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누적 수익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증권사들은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1998년부터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고도 2018년까지 고객에게 단 한 푼 되돌려 주지 않았고, 불로소득으로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했다”며 “이익금액을 예탁금 주인인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증권사들이 거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영업이익은 38조3868억원,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5조6385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지원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일부 ‘성과급과 배당금 잔치’ 움직임을 보여 금감원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양 의원은 “최근 금감원이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성과급을 3년간 나눠 지급하는 ‘증권사 성과급 이연제도’와 손실발생시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제도’ 채택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그 진행 과정과 결과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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