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동안에는 주변의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차단된다. 감각신경의 작용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동물은 잠자는 동안에도 포식자의 접근을 감지하고 반응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에 대한 과학적 원리를 규명했다.
김대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동물이 소리에 반응하는 ‘불침번’ 신경회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평상시에는 ‘청각 시상핵’이 소리에 반응하지만,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는 뇌 내부의 ‘배내측 시상핵’이라 불리는 신경회로가 소리에 반응해 뇌를 깨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상핵은 감각정보의 ‘중개센터’ 역할을 하는 뇌의 구조체다. 평상시에는 시상핵 속 청각 시상핵이 청각신경의 정보를 대뇌의 청각피질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소리를 듣고 자극을 받는다. 연구 결과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는 청각 시상핵도 잠을 자고 있었지만, 배내측 시상핵은 여전히 깨어 있어 곧바로 소리에 반응했다. 또한 소리 없이도 배내측 시상핵을 자극하면 쥐가 몇 초 이내에 잠에서 깨어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면 질환 등 다양한 뇌 질환에서 보이는 각성 및 감각장애에 대한 이해를 증진한 것”이라며 “향후 감각을 조절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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