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1월 효과’가 1월에만 주가가 반짝 오른다는 뜻이었으려나요? 미국 경제가 ‘무착륙(No Landing)’일 거란 얘기 나올 때까진 분위기 좋았는데, 이젠 무착륙은 헛된 희망이고 주가는 곧 떨어질 거란 경고가 월가에서 나옵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휴장이었습니다. ‘대통령의 날’이어서 하루 쉰 겁니다. 지난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시장에선 이러다 연준이 금리 계속 더 올리겠다는 불안감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인데요. 이런 불안감을 더 키우는 월가의 투자메모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우선 JP모건의 미슬라프 마테이카 애널리스트는 20일 메모에서 올해 1분기가 주식의 최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조만간 랠리가 사라질 거라는 뜻인데요. 특히 통화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 1~2년의 시차가 있다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지적합니다. 아울러 이렇게 말했죠. “역사적으로 주식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진행하기 전에는 바닥을 찍지 않고,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기도 전에 바닥을 본 적이 없습니다.”
모건스탠리 전략가 마이크 윌슨는 좀더 무섭게 경고하는데요. 19일 메모에서 그는 지금의 주식투자를 산소가 충분치 않은 3000피트 이상 고도의 에베레스트산(일명 ‘죽음의 지대’) 등반에 비유했습니다. “유동성(병에 든 산소)은 투자자들이 가지 말아야 할 지역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다시 한번 주가를 어지러울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들은 재앙적인 결과 없이 하강할 수 있을 거라고 가정하고 등반하지만, 산소는 결국 고갈되고 위험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상처를 입습니다.” 특히 그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무착륙’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는 것을 두고 “죽음의 지대가 마음에 작용하는 속임수”라고도 지적합니다.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고 믿기 시작했다”는 거죠. 한마디로 ‘더 올라가면 죽어. 얼른 내려와’라는 얘기입니다.
씨티그룹의 로버트 버클랜드 전략가 역시 20일 메모에서 이미 MSCI 지수가 목표범위 상단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더 높이 쫓지 않을 거라고 밝혔는데요. 2023년 들어 꽤 높은 수익률을 올린 역발상 거래, 즉 지난해 많이 오른 주식(석유주)을 팔고 많이 떨어진 주식(기술주)를 사는 거래가 곧 사라질 거라고 봤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역발상 거래가 평소처럼 소진될 것”이라면서 “헤드라인 주가지수를 더 높이 쫓지 않을 거고, 기술주보다 석유주를 선호한다”고 밝혔죠. “연착륙 이야기를 경계해야 하고, 주당순이익 예측이 여전히 너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여기저기서 빨간 불을 켜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는데요. 만약 24일 발표될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크게 오른다면 또다시 시장이 크게 반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PCE 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이니까요.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2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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