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덕현 대표는 최근 두 배 넘게 오른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고 잠을 설쳤다. 추우면 손님이 그냥 나가 버려 난방비를 아낄 수도 없다. 유 대표는 “지난해 원자재값 상승으로 메뉴 값을 인상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또 올려야 할 판”이라며 “에너지 파동에 대응할 수 있는 소상공인 전용 보험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가스 요금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서울 영등포구에서 ‘난방비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난방비로 인한 미용·숙박·음식업 등 소상공인들의 피해 실상을 전달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유은파 씨는 지난달 도시가스 청구서를 들고 “지난해 12월 10만1080원이던 가스요금이 지난달 18만4360원으로 82% 올랐지만 미용료는 1000원 올리기도 눈치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 호텔을 운영하는 윤상미 씨는 “지난달보다 전기 사용량을 2% 줄였는데 요금은 되레 29% 뛰었다”며 “아껴 쓰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소공연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kWh(킬로와트시)당 총 32.4원(30%),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37∼39% 상승했다.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분할 납부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 대응으로 한계에 몰린 소상공인에게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소공연은 △소상공인의 에너지 취약계층 포함 및 에너지 지원 법제화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집중 지원 △에너지비용 급등 대비 보험 제도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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