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조미료·생수 또 오른다…“기업 감내 수준 넘어서”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23일 15시 16분


고추장과 조미료, 생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다.

CJ제일제당은 고추장과 조미료 등 10종의 출고가를 내달 11일부터 평균 8.4%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대형마트는 이달 중순부터 이미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고 있고, 편의점들은 다음달 1일부터 인상 가격을 적용한다.

편의점 기준으로 CJ초고추장(1㎏) 가격은 8300원에서 8900원으로 7% 인상된다. 해찬들태양초골드고추장(500g)은 9900원에서 1만400원으로, 해찬들태양초골드고추장(200g)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다.

CJ제일제당이 고추장 가격을 올린 것은 지난해 2월과 9월 두 차례에 이어 6개월 만이다.

조미료인 다시다 가격도 오른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CJ쇠고기다시다명품골드(100g)는 4300원에서 4800원으로 약 11.6% 오른다. CJ쇠고기다시다(1㎏)는 1만6900원에서 1만8500원으로, CJ다시다명품골드(8g×12개)는 6200원에서 6900원으로 인상된다. 다시다 가격 인상은 2019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부재료 및 포장재 단가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상·샘표 등 장류 기업들이 줄인상에 나설지 여부도 관심사다.

순창 고추장 등을 제조하고 있는 대상은 “당분간 장류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상도 CJ제일제당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장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장류 이외에 생수 가격도 오른다. 풀무원 계열사 풀무원샘물은 풀무원샘물과 풀무원샘물 워터루틴 제품의 출고가를 내달 1일부터 5%씩 올린다. 풀무원 관계자는 “최근 지속된 원자재 가격 상승, 유가 변동성 증가에 따른 제조원가와 물류비 증대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식품 업계는 갈수록 높아지는 생산비 부담을 감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등 안팎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식품 업계가 아직도 원부재료 및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지난해 식품기업들은 매출 상승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한 경우가 많다. CJ제일제당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사업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국내 식품 사업의 경우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식품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6.1% 증가한 11조1042억원을, 영업이익은 12.5% 증가한 623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식품 매출이 5조원을 돌파하고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45% 늘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원가 부담으로 성장폭이 둔화했다.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9% 성장한 5조923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 감소했다.

대상도 마찬가지다. 대상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7% 늘어난 4조854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줄어든 1392억원을 기록했다.

풀무원도 지난해 매출은 2조840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같은 기간 31.6% 줄었다. 풀무원 측은 “국내·외 판매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이익이 감소했다”며 “이에 더해 금리 인상 등으로 영업외 비용과 법인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원재료에 더해 물류비와 인건비까지 오른 상황에서 정상적 경영이 어려워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A업체 관계자는 “곡물 등 원부자재 가격 뿐 아니라 물류 비용 및 인건비,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식품기업은 4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이 경영 효율화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토로했다.

B업체 관계자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의 가격 저항 심리로 인해 판매가 감소할 수 있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식품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3~4% 대로 매우 낮은 수준인데 이보다 낮아진다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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