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인공지능이 투자하는 시대
AI 시장규모 매년 40%씩 성장…국내 급등 종목 3개 모두 관련주
작년말에 비해 200∼300% 올라… ‘서학개미’는 알파벳-MS 등 매수
알고리즘으로 성향-수익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도 확대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Generative)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시장의 지형도 바뀌고 있다. 생성 AI를 설명하는 명확한 개념은 없지만 텍스트만 입력하면 원하는 글과 그림을 만들어주고 영상까지 만들어내는 AI를 말한다.
2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규모는 2029년 약 1조147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다수의 기관이 연평균 40% 안팎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는 2020년 8000억 원 규모인 국내 AI 시장도 매년 20% 내외로 성장해 2025년 1조97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생성 AI 산업 발전에 기대를 품은 국내 투자자들은 앞다퉈 관련주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글로벌 긴축의 직격탄을 맞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알파벳)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다시 서학개미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시장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증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협업해 다양한 AI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훨훨 나는 AI 관련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23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3개 종목 모두 AI 관련주였다. 국내 증시 상승률 1위를 차지한 국내 인공지능(AI)·음성인식 기업 셀바스AI는 지난해 말 6720원에서는 23일 2만8700원으로 마감하며 327.0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난테크놀로지는 2만8250원에서 12만500원으로 326.55% 치솟았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250.20% 올랐다. 최근 정부가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면서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초 이후 마켓컬리와 오아시스 등이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는 등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AI 관련주는 달랐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마케팅 솔루션업체 오브젠은 지난달 30일 상장 첫날 공모가(1만8000원)의 두 배인 3만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인 4만6800원에 거래를 마쳐 ‘따상’에 성공했다. 오브젠은 23일 6만7700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빅테크’에 다시 올라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2월 1∼21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파벳으로 순매수 규모는 1억2091만 달러(약 1569억 원)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억1804만 달러를 사들여 순매수 3위에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알파벳은 순매수 50위권 밖에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4위(2325만 달러)에 그쳤다.
투자도 AI에 맡기는 시대
AI 기술에 투자하는 데서 더 나아가 AI에게 투자를 맡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AI를 활용한 투자 자문·일임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성향과 리스크 수준, 기대 수익률 등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고 투자 일임을 받는 경우 운용까지 직접 하는데 24시간 쉬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장점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2017년 말 4220억 원이었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금액은 2023년 1월 말 1조8250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로보어드바이저에 일임된 운용 금액도 30억 원에서 2024억 원으로 70배 가까이로 늘었다.
국내 모든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상품은 코스콤에서 운영하는 테스트베드를 통과해야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다. 코스콤 심사에 참여한 회사는 파운트투자자문, 디셈버앤컴퍼니운용, 콴텍투자일임 등 118개가량이다. 현재까지 상품으로 출시돼 금융소비자가 직적 가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총 3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 1위 알고리즘은 ‘NH-콴텍 미국주식형 현금여유기업(14.11%)’이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은 ‘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2호’가 178.55%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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