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사 작년말 기준 2915억 넘어
중-저 신용자 상환능력 악화 비상
시중은행 신규 연체율도 작년 2배
금융위장 “대출금리 내려갈 여지”
고금리로 이자 부담은 높아졌는데 경기 둔화로 수입은 쪼그라들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지난해 말 연체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대비 3배 가까이로 급등했고,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도 꿈틀거리고 있다.
● 인터넷은행 연체 대출 잔액 3배 늘어
2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잔액은 2915억9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1062억600만 원) 대비 3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연체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1391억6700만 원, 3분기 말 1859억9400만 원으로 늘어나다 4분기에 가파르게 급증했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의 연체 대출 증가 폭이 가장 가팔랐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은 619억 원으로, 1분기 말(11억 원)의 56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경우 372억 원에서 920억 원으로 약 2.5배, 카카오뱅크는 678억8300만 원에서 1377억3100만 원으로 약 2배로 불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급격한 연체 대출 잔액 증가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신생 은행으로서 지난해 1분기 대비 3분기에 대출 규모가 4배가량 증가했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40%대로 가장 높았다” 며 “(연체율을) 현재 적극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 시중은행 연체율도 상승 기미
은행에서도 연체율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1년 전(0.04%)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 잔액으로 나눠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신규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모두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6월까지 0.04% 수준을 보이다가 올해 1월 0.07%까지 올랐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5%에서 3월 0.03%로 낮아졌지만,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1월에는 0.10%까지 치솟았다.
이를 두고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본격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년 5개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3.0%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및 기업대출 금리도 모두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예금은행 대기업대출(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3.03%와 3.52%에서 12월 5.32%와 5.76%로 각각 2.29%포인트와 2.2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만큼 금융당국은 향후 대출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6일 오전 한 방송에 출연해 ‘기준금리 동결로 국민 대출금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출금리 원가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라든지 자금조달 금리가 안정되기 때문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출 경우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거나 내려갈 여지가 조금 더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