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고물가 맞아 할인 경쟁
GS25, 수입맥주 4캔에 8000원
이마트24, 빅 삼각김밥 1100원
마트도 휴지-생수 등 “최저가”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단종됐던 가성비 상품을 재출시하거나 대용량 상품을 싼 가격에 판매하는 등 유통업계의 ‘혜자템’(가격 대비 양이 풍부한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 경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학생과 직장인이 주로 찾는 편의점 업계다. GS25는 매달 20일부터 말일까지 ‘갓세일’ 행사를 열고 주요 수입 캔맥주를 묶어 4캔을 8000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원가 인상 여파로 4캔 1만 원에 판매하던 번들 할인도 줄고 대부분의 편의점이 4캔 1만1000원으로 가격을 올린 상태이지만 고물가 행진에 추억의 가격을 잠시 부활시킨 것.
가성비 도시락으로 꼽히며 ‘혜자스럽다’란 유행어를 만들었던 김혜자 도시락도 지난달 15일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 도시락’으로 6년 만에 재출시됐다. 인터넷 등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재출시 2주 만인 1일 2호 도시락인 ‘혜자로운 집밥 오징어 불고기’ 제품을 출시했다. 정가는 4500원이지만 각종 할인을 최대로 적용하면 2550원에 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어 ‘원조 혜자템답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이마트24도 1000원에 판매하는 기존 삼각김밥에 100원만 추가하면 원가 1500원의 빅사이즈 삼각김밥을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31일까지 진행한다. 지난달 같은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던 소용량 컵라면 프로모션 방식을 삼각김밥에도 적용했다. 세븐일레븐도 새 학기맞이 행사로 3월 한 달간 케이뱅크 하이틴카드를 소지한 고객들에게 모든 삼각김밥 상품을 50% 할인해주고 있다.
외식업계에도 추억의 가성비 바람이 한창이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7일 2016년 단종된 라이스버거를 7년 만에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밥 번의 중량을 이전보다 160g 늘려 한 끼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사이즈로 재구성해 판매한다. 스타벅스는 리워드 회원 10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1999년 오픈 당시 쇼트 사이즈 가격인 2500원에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마트 업계도 저렴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앞세워 엔데믹 이후 늘어난 오프라인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전국 35개 킴스클럽 점포의 매출 상승을 위해 생수, 휴지 등 주요 인기 품목 50개를 최저가로 판매하는 ‘K-50’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2L짜리 생수 6개입을 1990원에 판매하는 오프라이스 생수는 전국 최저가 생수로 입소문이 나며 일부 지점에서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성장하기도 했다.
치약 등 생필품을 대용량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절약형 상품도 인기 있다. 피죤은 최근 대용량(18·20L) 섬유유연제 제품에 옐로미모사 향을 추가하며 제품 라인업을 3종으로 확대했다. 롯데홈쇼핑은 퍼실의 캡슐 세제 ‘디스크 캡스’를 148개 대용량 구성으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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