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D램 매출 금융위기 수준 급감… “올해도 반등 어렵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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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삼성 2조-SK 3조 적자 전망
당정 “반도체-소부장에 30조 지원”

지난해 말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매출 감소 폭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글로벌 D램 기업들의 총매출은 122억8100만 달러(약 16조 원)로 전년 동기(250억3500만 달러)보다 50.9% 줄었다. 3분기(7∼9월) 대비로는 32.5% 감소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의 전 분기 대비 감소 폭인 36%에 육박했다.

주요 업체 모두 매출이 감소했지만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는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확대됐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3분기 40.7%에서 4분기 45.1%로 4.4%포인트 올랐다.

업계에서는 3월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추가 하락하는 등 시장 부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잇따라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2023년 2월 D램 계약 가격’ 보고서를 통해 “3월에도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인 DDR4 8Gb(1G×8)의 고정거래 가격은 1.81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3.41달러)보다 46.9% 하락했다. 모바일,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데다 누적 재고가 소진되지 않으며 장기화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마리오 모랄레스 부사장은 “메모리만 놓고 봤을 때 올해 내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국내 증권가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1분기(1∼3월) 영업손실은 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3개월 전만 해도 8432억 원 영업손실이 예상됐지만 현재 예상 적자 폭은 2조7022억 원으로 조정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안 좋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과 정부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추진하고 5300억 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KDB산업은행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시스템·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5년간 30조 원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국회에 계류 중인 ‘K칩스법’(반도체산업강화법)의 조속한 처리를 약속했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기업의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가 주요 내용이다.

#d램#금융위기#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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