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 달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코스피 지수와 달리 코스닥 지수는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793.42포인트로 마감해 800 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10% 오를 동안 코스닥 지수는 16.8%나 상승했다. 특히 2월 코스피는 1.4% 오르는 데 그치며 답보 상태를 보인 데 반해 코스닥 지수는 7.1% 오름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이차전지 소재주가 거센 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들어 72.96% 뛰어올랐고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134.95% 급등했다. 3위 엘엔에프도 34.87% 상승했다.
얼라인파트너스, KCGI 등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된 코스닥 종목들도 지수 상승에 한몫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촉발한 경영권 분쟁으로 에스엠 주가는 올 초 이후 지난달 23일까지 64.66% 급등했다.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오스템임플란트도 30.91% 상승했다.
통상 통화 긴축 우려가 커질수록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은 움츠러든다. 따라서 최근 미국 1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계속되는 것은 기존 상식과 조금 다른 전개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성장주가 지난해와 달리 금리에 둔감해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가 가치주의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지만, 2월에는 시중 금리 상승에도 성장주 주가가 급등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 자체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동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경우 경기가 아주 바닥을 지났거나 완전히 회복될 때 강한데, 긴축 연장 우려에 경기 저점이 뒤늦게 나타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긴축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경기 우려에 대형주보다 조정 폭이 컸던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주요 상장사의 올해 실적 추정치가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것도 ‘코스닥 쏠림 현상’의 원인 중 하나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3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코스피 시장 대신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허 연구원은 “3월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꺾인다면 대형주들이 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지만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 현상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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