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희 H2O호스피탈리티 대표
尹대통령 1월 UAE 순방때 참여
“낙후된 숙박산업 벨류체인 혁신 모색
진입장벽 해소에 정부 지원 도움돼”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했을 때 국내 순방 참여기업 100곳 중 10여 개 기업 대표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오찬에 초대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의 참석자 속에는 다소 생소한 얼굴도 있었다. 그는 2015년 설립된 디지털 숙박시설 위탁 운영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의 이웅희 대표(35)다. 이 대표는 “넓은 시장 기회와 지리적 이점, 한국인을 향한 긍정적 인식 때문에 UAE를 사업적으로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 “중동, 글로벌 진출 요충지… B2G 비즈니스 특이”
H2O호스피탈리티는 숙박 및 레저산업의 시스템을 자동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해 준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도어락 기술과 소프트웨어는 이용객들이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체크인부터 룸서비스, 하우스키핑, 체크아웃 등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지난해 1분기(1∼3월)부터 중동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있는 이 회사가 세 번째 해외 진출지로 중동을 선택한 건 이곳이 전 세계에서 하이엔드 리조트가 가장 많이 지어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석유를 통해 부를 축적한 걸프 국가들은 ‘탈석유화를 통한 자본시장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며 “30, 40대 중동의 기업 리더들은 이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는 공통된 비전을 갖고 있어 창업가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지리적 이점도 고려했다. 그는 “중동은 동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정중앙에 있어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글로벌 5성급 호텔의 총지배인이 되려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최소 3년을 일해야 할 정도로 중동이 럭셔리 호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홍콩, 일본 등에서 살았던 그는 “건설, 담수화 시설, 원자력발전소 등 UAE의 각종 인프라를 한국이 담당하면서 한국에 대한 신뢰가 높다”며 “한국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와 한국말로 ‘한국분이냐’고 물으며 친절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국가들은 비즈니스의 시작점이 B2G”라며 “투자청, 국부펀드 등과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해 작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아 한국 정부의 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유일무이한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의 표준 될 것”
전 세계적으로 숙박산업은 여전히 종이나 플라스틱 카드, 팩스 등에 의존하고 있다. 또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가 호텔에 이용객 데이터를 공유해 주지 않아 호텔들은 마케팅에서 비효율을 겪고 있다. H2O호스피탈리티는 단순 숙박 예약 대행을 하는 OTA와는 달리 디지털 경쟁력으로 밸류 체인을 바꿔 호텔의 자생력을 높이겠다고 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UAE의 전체 숙박 매출 중 70%가 부킹닷컴, 아고다 등 OTA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기껏 근사한 호텔을 지었는데 숙박 매출의 20%가 미국 회사에 판매 수수료로 빠져나가 UAE 정부도 투숙객과 시설을 직접 이어줄 수 있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플랫폼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는 H2O호스피탈리티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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