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주택시장 반등, 아직은 일시적 현상일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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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책 후 시세 반등지역 등장
“저점 도달” vs “일시적 현상”
엇갈린 전망 속 불확실성 여전
추세적 방향 전환 판단은 시기상조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
Q. 직장인 A 씨는 최근 떨어지는 주택 가격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다시 반등하고 있어 저점을 통과했다는 주장과 더 기다려야 한다는 엇갈린 예측이 나오고 있다. 불안정한 주택 시장 속에서 합리적인 매매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다.

A. 2023년 부동산 시장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어둡기만 했던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매수 심리까지 살아나며 예상보다 호조를 띠고 있다. 시장 향방에 가장 중요한 지표인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올 1월 거래량은 1만9000건 이상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다. 서울만 보더라도 2022년 11월 최저를 기록한 후 증가해 1월 거래량이 1400여 건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장 많이 거래됐던 7월(1028건)보다 40% 정도 많아진 규모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시장 경착륙을 우려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1·3대책)가 자리하고 있다. 대출, 청약 규제 대부분에 빗장을 풀며 수요를 진작시키고자 했고 시장은 이에 반응했다.

현재 시장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전망과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두 가지 주장이 나온다. 우선 하락세가 끝을 보인다는 근거로는 낙폭 과대 지역, 대단지 분양의 영향을 받는 일부 지역에서는 반등 거래도 다수 집계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84m²는 올해 초 고점 대비 36% 하락했지만, 1월 말부터 14∼20% 상승한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모습이다. 또 노원구의 미륭미성삼호3차의 경우 하락가 대비 35% 상승이 나타나기도 했다. 연속 7차례나 인상되며 시장을 흔들었던 기준금리가 지난달 동결된 것도 부동산 가격이 저점을 다지고 있다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공급물량 증가, 미분양, 전월세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 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수요가 일부 회복되며 거래량이 늘고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는 등 정책 효과는 분명했지만 이런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가 없다.

이번 하락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역전세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만큼 하락세가 크다. 이는 주택 가격의 하방 지지선이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 시장이 불안정하면 집값의 하방 압력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장이 추세 전환을 하려면 우선 전세 시장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

금리 또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금리 수준인 3.5%에 도달해 작년과 같은 큰 충격은 없겠지만 가계의 여신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토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데까지 보통 11∼15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걸 감안하면 금리와 인플레이션 이슈가 해소되기까지 일정 시간 소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에도 공급 측면에서 미분양 적체와 그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험 확대 등 유동성 리스크도 해소돼야 할 과제다.

따라서 최근의 반등은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촉매제가 되겠지만, 추세적 방향 전환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일 가능성이 크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현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시장을 예의 주시하며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주택시장 반등#일시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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