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와 이수만 전 SM 총괄 반격에 카카오(035720)가 SM엔터테인먼트(041510) 지분 공개매수 카드를 선택했다.
총력전에 나선 카카오가 SM인수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7일 SM엔터 주식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은 전거래일 종가(13만100원) 대비 15.3% 높은 수준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동시에 참여하는 각 17.5%의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보유하고 있는 SM엔터 지분율이 각 3.28%과 1.63% 등 4.91%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했을 경우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은 최대 40%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발표는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참패한 뒤 나왔다.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총괄의 지분 14.8%를 사들였지만, 공개매수를 통해서는 1% 미만인 0.98%의 지분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전에 ‘총력전’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SM이 보유한 막강한 IP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기존 보유하고 있는 IT 영향력과 IP가 만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문화산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재편하고 있는 점이 카카오가 SM엔터를 포기할 수 없는 배경으로 볼 수 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것도 이같은 선택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한 소액주주는 단 4주에 불과했다. 카카오는 베팅 금액을 높이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카카오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3거래일에 걸쳐 SM엔터 주식 약 4.91%를 확보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분보유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5%룰’에 적용받지 않는 선에서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
카카오가 3거래일간 SM엔터 지분 매입에 투입한 돈은 1440억원 수준이다.
1조원이 넘는 지분 매수금액이 부담이긴 하지만 곳간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1조원대 자금을 확보한 카카오는 5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쌓아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전제 조건이 SM엔터 인수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관측이 사실이라면 사업 시너지 효과와 함께 투자 진행을 위해서라도 SM엔터 인수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김현용 현대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지난해 9월 말 가용현금이 5조7000억원에 달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연초 1조2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상황으로 자금 동원력은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가 강력한 자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SM엔터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IT와 막강한 IP(지식재산권) 간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 보다 손쉽게 진출할 수 있다.
카카오는 웹툰, 스토리 등 엔터사업 규모를 키우며 ‘수리남’, ‘헌트’, 사내맞선‘ 등 히트작 배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전세계 엔터산업에서 IP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거대 글로벌 콘텐츠기업들은 콘텐츠의 기획, 제작은 물론, 직접 플랫폼 운영에도 나서며 IP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양사는 음악 사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IP를 다각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는 SM엔터 최대주주로 올라서더라도, 그동안 카카오엔터 자회사들과의 성공적인 협업사례를 바탕으로 SM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운영 방식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기존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 및 임직원의 이탈없이 기존 경쟁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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