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뉴뷰티랜드’ 조성… 디지털 익숙한 Z세대 고객 선점
체험으로 친밀도 높여 구매 연결… 구찌-버버리-루이비통 적극 가세
홍보 넘어 시장 주도권 경쟁으로
#1. 신세계백화점 뷰티 편집숍 시코르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젭’에 서울 강남점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을 본뜬 가상 매장을 오픈했다. 앞서 1월 테스트 운영에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들이 한 달간 50만 명 넘게 방문하며 신규 고객 유입 가능성을 확인했다. ‘메타 시코르’에서는 브랜드별 인기 상품 100여 개를 진열하고 링크를 통해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 게임을 통해 할인쿠폰도 발급한다.
#2. 엘리트학생복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전국 50개 교복 디자인에서 착안한 아바타용 아이템 357종을 판매 중이다. 가상 교복 한 벌에 대략 42센트(약 560원)로 해외에서도 인기다. 회사 관계자는 “가상 세계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K교복의 글로벌 친밀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패션 및 뷰티 브랜드들이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메타버스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8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8∼31일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서 열리는 ‘메타버스 패션위크(MVFW)’에서 서울 용산구 본사를 본뜬 가상 매장 ‘뉴뷰티랜드’를 공개한다.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사옥을 수만 명이 드나드는 가상공간에 구현해 브랜드 철학과 제품을 소개한다. 지난해 처음 열린 MVFW에는 에스티로더 등 60여 인기 브랜드가 참여해 총 10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번 행사에서 돌체앤가바나는 신진 디자이너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하고, 타미힐피거는 인공지능(AI)이 만든 패션을 선보이는 등 온·오프라인 연계 움직임도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아디다스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가상의류 ‘버추얼 기어’ 컬렉션을 디센트럴랜드 아바타에게 적용한다.
명품 브랜드들의 메타버스 진출 노력은 꾸준히 계속돼 왔다. 구찌는 지난해 5월 로블록스에 가상매점 ‘구찌타운’을 열었고 버버리는 11월 마인크래프트와 협업해 게임 플레이어 의상을 출시했다. 루이비통은 마스코트 ‘비비엔’이 주인공인 메타버스 게임 확장판에서 대체불가토큰(NFT) 보상을 추가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들이 소비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데다 오프라인에서 줄 수 없는 새로운 고객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해 가상인간 홍보대사를 만들기도 한다. 화장품 브랜드 나스는 지난해 12월 신제품 립스틱 홍보를 위해 미국, 영국, 중국 국적 가상인간 모델 3명을 창조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3차원(3D) 아티스트가 만든 의상, 헤어, 네일, 메이크업을 하고 홍보 활동을 한다.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도 3D 가상인간 모델 ‘리비’를 공개했다.
유명 패션쇼 현장에서 메타버스, NFT 등 웹3.0 관계자들은 1열 귀빈으로 초대받는다. 구찌는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인플루언서 ‘포키메인’을, 프라다는 NFT 투자자 ‘지머니’를 각각 패션쇼 맨 앞줄에 앉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가상시장에 선출시해서 반응에 따라 수요를 예측해 실물 시장에서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디지털 전환 시대 메타버스는 패션에서도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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