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미래의 경쟁 상대는 현재 만들고 있는 올레드(OLED)라고 항상 되새기며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내년, 후년을 고민하며 시장을 리드해 가겠습니다.”(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
LG전자가 8일 올레드 TV 출시 10주년을 맞아 서울 서초 R&D캠퍼스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리미엄 TV 제품군을 소개했다. LG전자는 화면이 더 밝고 선명해진 올레드 ‘에보(evo)’ 시리즈를 비롯해 40∼90형 올레드 TV 29개 모델을 13일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정보기술(IT) 가전 수요 위축으로 인한 TV 시장의 위기 속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가장 앞세운 에보 시리즈는 55·65·77·83형 G3 모델로 구성됐다. LG전자에 따르면 65인치 모델은 같은 크기의 일반 올레드 TV 대비 70% 더 밝고 빛 반사와 화면 비침 현상은 줄었다. LG전자는 또 에보 시리즈에 올레드 전용 인공지능(AI) 엔진인 ‘알파9 프로세서’ 6세대가 탑재됐다고 강조했다. 화질과 음질을 최적화하는 솔루션이다. 영상 제작자의 의도를 분석해 화면 노이즈를 줄이고, 각 장면을 구역별로 세분해 영상 효과나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또 AI가 2채널 음원을 가상의 9.1.2채널로 변환해 음향을 더 풍성하게 전달할 수 있다. 9개의 메인 스피커, 저음 전용의 우퍼, 상향식 스피커 2개를 합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LG전자의 또 다른 핵심 프리미엄 제품은 무선 전송 솔루션을 탑재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이다. 연내 출시 예정이다. 세계 최대인 97인치 크기로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을 없앤 게 특징. 4K 수준의 화질을 120Hz 주파수로 무선 전송할 수 있어 셋톱박스나 사운드바, 게임용 콘솔 등을 유선으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 올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선공개한 바 있는 모델로, 혁신상 2개를 수상하는 등 호평받았다.
LG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이 TV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던 2013년, 올레드를 처음 출시하면서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백라이트를 통해 화면에 빛을 쏘는 LCD와 달리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는 화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형·곡면 등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도 LCD와 차별화된 특징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국내 TV 업체들이 장악했던 LCD TV 시장은 상당 부분 ‘저가 공세’를 펼친 중국에 넘어간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하면서 TV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해 가고 있다. 2013년 4000대 수준이던 올레드 TV 출하량은 10년 사이 650만 대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이 60%다.
글로벌 TV 시장은 향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4.8% 줄어든 2억325만 대를 기록했다. LCD TV가 4.9% 줄어든 반면 올레드 TV는 1.3%만 줄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옴디아는 특히 올해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49.8%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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