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밖에 안됐는데”…한국타이어 조현범호 ‘최대 위기’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9일 14시 18분


코멘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조현범 회장 체제 1년 만에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다. 조 회장이 구속되며 총수 부재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회사 안팎에선 벌써부터 오너 의지가 중요한 신성장 사업이 전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3시부터 9시간 넘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끝에 조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배임)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회장은 회삿돈을 지인에게 빌려주거나 개인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이렇게 유용한 회사 자금만 200억원대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조 회장이 개인 비리 혐의 외에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데도 가담했다고 본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2014년부터 2017년에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는 입장이다. 이 기간 조 회장은 등기임원으로 한국타이어 경영을 맡았다.

조 회장 구속으로 한국타이어는 당장 신사업 계획이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 부재는 기업의 중대한 결정을 늦춘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회장 취임 전부터 신사업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다. 당초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조현식 고문과 조현범 회장 투톱 체제로 운영될 당시에도 조 고문은 “주력 사업인 타이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조 회장은 “손 대지 않았던 새 로운 분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회장 취임 후엔 이 같은 의지를 더 적극 드러냈다. 지난해 취임 후 첫 주주총회에선 “앞으로 광통신 부품 시장을 포함해 자율주행 차량의 솔루션 및 부품으로 사업 확대를 기대한다”며 “미래 신사업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오너 경영 리더십 부재로 올해 실적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와이즈리포트는 올해 한국타이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늘어날 전망이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3.1% 감소한 6780억원으로 예상했다.

노사 대립으로 내부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사측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지회)와의 갈등은 장기전 양상이다. 지회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에서 게릴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재계에선 이수일 대표를 중심으로 한국타이어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업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룹 리더십에 공백이 생겼다”며 “대규모 투자 지연과 M&A 등 신성장 동력 개발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