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면서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올해 들어 70∼90%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향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은행 고객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 2월 KB국민은행의 신규 주담대 비중은 금리 고정형(혼합형)이 70%, 변동형이 30%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고정형이 29%, 변동형이 71%였는데 올 들어 이 비중이 역전된 것이다.
우리은행에서도 2021년 30% 정도였던 신규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이 지난해 80%에 이어 올해 들어 90% 정도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도 지난해 4 대 6 수준이었던 고정과 변동금리 비율이 올해 8 대 2로 역전됐다.
국내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는 대부분 5년 동안 금리가 고정됐다가 그 이후에는 금리가 변동되는 방식이다. 또 대출 이후 3년이 지나야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새로 주담대를 받는 이용자의 상당수가 적어도 3∼5년 동안은 금리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 금리 상품의 금리가 많이 내려와서 변동금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경우가 있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금리 대출 상품은 향후 시장금리 변화와 관계 없이 원리금 상환액을 일정하게 고정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장 금리가 떨어질 경우 그 하락분이 금리에 반영되지 않아 이자 부담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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