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 단위의 위치파악 성능 갖출 계획
전기차 배터리 수명 연장 효과도 기대
테슬라-도요타 등도 위성 투자 활발
지난달 23일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회사 지리자동차는 2025년까지 위성 72기를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리는 내용을 담은 ‘갤럭시 스마트 드라이빙’ 계획을 발표했다. 우주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해 차량이 cm 단위의 정밀한 위치 파악 성능을 갖추도록 하고 고정밀 지도를 이용해 차량의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 역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자동차 업체들의 위성 활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리차는 1986년 창업한 민영 회사다. 상하이차 등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한 국영 자동차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리차는 2021년 기준 완성차 업체 중 판매순위 2위에 올라 있다.
지리차는 2010년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 2017년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를 인수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2018년에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지분 9.7%, 2022년에는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2.02%도 인수했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지리차가 내놓은 ‘갤럭시 스마트 드라이빙’ 계획에는 향후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위성 기술을 통한 새로운 혁신을 꾀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지리차는 갤럭시 스마트 드라이빙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2018년 위성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부서인 ‘지스페이스’라는 우주사업부를 설립했다.
완전 자율주행 실현을 위해선 차량이 전송받는 위성 이미지를 토대로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야 한다. 위성 이미지 전송엔 빠른 통신 속도가 필수적이다. 지리차는 위성이 이미지 촬영뿐만 아니라 통신 속도도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리차는 “이번 계획으로 지리차의 최신 기술 발전을 보여줄 뿐 아니라 탑승자에게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전기차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리차는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완전 자율주행 실현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최대 20%까지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리튬 이온전지의 충전 전압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해야 하는데 충전 전압의 ‘안전 상한선’을 넘으면 전지 수명 단축,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해 폭발로 이어진다. 지리차는 위성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빠른 데이터 분석으로 열 폭주 현상을 예방하고 충전 전압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까지 위성 72기를 쏘는 것은 1차 계획이며 지리차는 168개 위성을 추가로 쏴 총 240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지리차 외에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위성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컨소시엄 형태로 미국의 위성 내비게이션 개발 스타트업 ‘소나스페이스시스템’에 2021년 800만 달러(약 105억 원)를 투자했다. 위성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BMW 등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위성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KT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위성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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