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배달 플랫폼 확산… “24시간 영업 사라져도 불편 못느껴” 56%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 기간 이커머스 年19% 성장
2025년 오프라인 시장 추월 전망
구직자들도 힘든 심야시간 기피

코로나19가 끝나고 엔데믹에 진입했는데도 24시간 영업 시설이 급감하는 데 대해 소비자들은 대부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에 급성장한 배달과 이커머스 등 각종 플랫폼이 확산되며 야간 시설을 이미 대체한 데다 힘든 일을 기피하는 문화에 따른 구인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본보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의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5.6%)이 24시간 영업시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줄어드는 야간 운영 점포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코로나19 동안 급성장한 한국의 이커머스 업계다. 코로나19 기간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18.6% 성장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2025년 220조 원으로 오프라인 시장(185조 원)을 처음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퀵커머스와 배달 경제도 급성장했다. 2020년 5000억 원 수준이었던 퀵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2조1000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5년까지 17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간 활동이 줄어든 배경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급성장한 온라인 관련 산업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설문 응답자들은 오후 10시 이후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이튿날 배송 받는다’(29.5%), ‘배달 앱으로 1시간 이내에 배송 받는다’(16%) 등으로 응답했다. ‘아예 사지 않는다’(24.2%)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

야간 활동 자체를 꺼리는 문화가 늘면서 심야 구인 역시 어려워졌다. 심야 시간대 활동을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구직자들도 기피하게 된 것. 서울 광진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5)는 야간 주방 업무 구인글을 구직 사이트에 올린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한 건의 문의조차 받지 못했다. 김 씨는 “최근에는 한 달은커녕 일주일이나 하루 만에 그만둔 사람도 많다”며 “외국인 근무자들도 주방 등 홀서빙보다 고되게 느껴지는 일은 일찍 그만두는 추세라 직접 일하면서 메우고 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저녁에 혼술을 하거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혼자 여가를 즐기는 패턴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심야시간대의 오프라인 활동으로 돌아갈 유인이 현저히 줄었다”며 “화상회의, 소셜미디어(SNS), 배달 플랫폼 등 기술 발달이 맞물리면서 생활 문화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배달#플랫폼 확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