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에 커진 금리인하 기대까지…기술주 영향은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14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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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심리가 일고 있다. 만약 이달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동결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인하 추세로 전환된다면 그간 긴축으로 조정받았던 기술주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의 3월 FOMC 기준금리 동결 확률이 41%로 나타났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3월 FOMC에서 연준의 기준금리를 동결 확률이 0%라고 봤다. 단 하루만에 41% 치솟은 셈이다.

금리동결 확률이 높아진 배경은 SVB 파산이다. SVB는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었다. 하지만 18억달러의 채권 손실을 대응하기 위해 22억5000만달러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으나 은행 위험의 우려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이어지면서 결국 파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SVB 파산 사태의 원인이 연준의 강한 긴축행보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SVB는 포트폴리오의 25% 이상이 장기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의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 기업 중심의 사업을 영위했던 만큼 긴축에 따른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 유동성 축소 등이 부담을 줬다는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6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까지 불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FOMC의 25bp 금리인하 전망은 19.9%로 높아졌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시장이 예상한 6월 금리인하 전망은 제로였다. 특히 50bp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도 2.8%로 소폭 상승했다.

그간 시장은 상반기까지 3차례 기준금리를 올리고 하반기부터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제 6월 25bp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늦어도 7월에는 25bp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40.7%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고, 9월에는 50bp 낮은 수준의 금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36.9%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오는 12월 FOMC 결과, 올해 미국의 연말 최종 기준금리가 3.75~4%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시장은 이달 금리동결을 시작으로 오는 6월부터 최소 3번의 베이비스텝을 예상하고 있다.

만약 시장의 전망대로 긴축 행보가 종료될 경우, 다시 기술주가 부각 받을 수 있다. 그간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술주들은 금리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 현재 국내증시가 하락하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은 대부분 성장주다. 오전 10시 기준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카카오뱅크,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카카오는 개장 직후 JP모간이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성장주, 기술주 가운데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시장 안정화 까지 규모가 작은 성장주는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뉴욕증시에서도 중소형 기술주가 주로 상장된 러셀2000지수가 크게 급락한 바 있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고강도 통화 정책 기조가 바뀐다면 투자자들의 성장주 투자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면서 “퀄리티 팩터를 가진 대형 성장 기업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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