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차면 하늘까지, HM 풋살 파크 [바이브랜드]

인터비즈
입력 2023년 3월 20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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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옥상에서 풋살 한 게임?

하나씩 모으다 보니 70벌 가까이 ‘수집’한 축구 유니폼. 철저히 관상용으로 보관하기에 바깥공기를 쐴 일이 없습니다. 입는 즐거움보단 보는 기쁨이 더 큰 셈이죠. 입어야만 존재 의미가 충만해지는 옷의 역할을 바꿀 만큼 축구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 풋살장, HM 풋살 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축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생활 체육 생태계를 바꾸고 있거든요.

땅이 없으면 꼭대기에서

평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마트 옥상으로 향합니다. 흰색 선으로 그려진 직사각형이 있어야 할 곳엔 초록빛이 가득합니다. 이곳은 ‘실축러의 게임방’이기 때문이죠. 2016년 서수원점에 이어 오픈한 두 번째 HM 풋살 파크 동대문점. 여기엔 두 개의 실외 구장뿐만 아니라 나름 테크니컬 에어리어와 좌석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광고판입니다. 프로 축구 경기를 보면 스폰서가 필드를 둘러싸잖아요. 여기도 그렇습니다. 철제 구조물부터 그물까지 손상된 부분도 찾기 힘듭니다. 유지 관리에 소홀하지 않다는 것이겠죠. 지점 관리자에 따르면 1년마다 브러싱 작업을 통해 인조 잔디를 빳빳하게 세운다고 합니다.

두 곳 중 하나는 국제 규격을 충족하는 규모(가로 20m, 세로 40m)로 ‘게토레이 구장’으로 불립니다. 아스널의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나 맨체스터 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처럼 구장명이 따로 있는 것이죠. 2년 전 지상으로 무대를 확장한 HM 풋살 파크 시흥점에도 파트너사(社)의 이름을 딴 구장(게토레이 구장, 삼성생명 구장)이 있습니다.

예약도 간편합니다. 역 앞에 자리 잡은 위치 선정이 물리적 거리를 좁힌다면 회원가입이 필요 없는 심플한 예약 방법은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립니다. HM 풋살 파크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이죠. 지상에 공간이 없어 위로 올라왔다는 여기엔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원하면 감히 뛰어들어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축구에 미쳤습니다.”

HM 풋살 파크를 운영하는 HNS의 최종환 대표이사는 모든 것의 출발점은 축구였다고 강조합니다. 20년 넘게 축구 선수 생활을 했던 그를 비롯해서 K리그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이 모여있는 HNS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 산업화’를 목표로 옥외 풋살장·에이전시·마케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입니다.

최 대표가 말하는 스포츠 산업화는 이렇습니다. 엘리트가 아닌 아마추어 중심의 생활 체육과 편리하고 쾌적한 시설 그리고 여러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확장.

엘리트(프로 선수) 중심으로 권위와 자본의 영향이 큰 한국 스포츠 생태계에서 HNS의 비전은 낯선 것이었습니다. 옥상 공간 활용을 위해 대형 마트를 설득하는 데 4년이 걸릴 만큼요. 그에 반해 반응은 빨랐습니다. 1호점 오픈 1년 만에 전국 10여 개 점포에 옥외 풋살장을 조성하게 됐거든요.

그 첫 번째 비결은 접근성입니다. 시흥점을 제외하면 전국 지점은 각 지역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는 곳에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24시까지 불이 켜지는 경기장 운영 시간도 강점입니다.

지점의 경기장 규모에 따라 이용 요금은 다른데요, 동대문점 게토레이 구장(가로 20m, 세로 40m)의 2시간 이용 요금은 11만 원(평일 주간)~12만 원(평일 야간 및 주말 공휴일 주야간)입니다. 이보다 조금 작은 B 구장(가로 21m, 세로 33m)은 9만 원~10만 원이고요.

시설도 한몫합니다. 부상 방지를 위해 각 구장 전면엔 설치한 1.5m 높이의 세이프 쿠션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합니다. 늦은 시간에도 공을 차는 열정에 보답이라도 하듯 스포츠 LED 조명이 경기장을 환하게 비춰주기도 하죠.

가깝고 시설이 좋다 하더라도 같이 할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 없지 않냐고요? 문제없습니다. 축구보다 작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으로 공을 차는 풋살의 특성을 살린 지원 서비스도 있으니까요. HM 풋살 파크 홈페이지의 ‘매치/용병’ 게시판에 원하는 인원·장소·시간을 정해 매치를 등록하면 이해타산이 맞는 팀과 연결이 됩니다.

인원수가 부족한 팀을 위한 ‘용병 모집/지원’도 있습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이들이 필요에 따라 뭉치는 느슨한 커뮤니티도 있는 겁니다. 이렇듯 HM 풋살 파크는 팀원이 없어도 공 차고 싶다면 바로 플레이가 가능한 곳입니다.

숨 참고 풋살 세계로 DIVE

추석 연휴가 끝나고 돌아온 주말, 남녀 풋살팀의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HNS가 삼성생명과 스포츠조선 그리고 게토레이와 함께 준비한 풋살 대회 ‘H-Cup’의 막이 올랐기 때문이죠.

지난 9월 17일 HM 풋살 파크 시흥점을 시작으로 동대문점, 천안 신방점, 전주 완산점, 부산 북구점에서 약 한 달 동안 순차적으로 예선과 본선 경기가 치러지고 10월 29일엔 전국 챔피언십이 시흥점에서 열립니다. 각 지점별로 참가하는 20~24개 팀이 조별 리그뿐만 아니라 16강, 8강, 4강을 거쳐 결승전으로 향합니다.

2022년 10월 개최된 2022 H-CUP 남성부 지역 예선 대진표_출처 : HNS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변호와 실외 활동에 대한 갈증이 맞물려 대회 참가 신청에 수많은 팀이 몰렸다는 후문입니다. 권위와 자원을 가진 연맹이나 협회가 아닌 민간 기업이 주최하는 전국적인 대회는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리그도 있습니다. ‘H-리그’엔 전국 937개의 팀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팀과 구성원을 등록하고 리그에 접수하면 참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프로 리그처럼 홈페이지에서 지점별로 팀 랭킹부터 득점 순위, 경기 결과 및 일정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자적인 시설에 기반한 독창적인 콘텐츠이자 HNS만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스포츠 파생 상품’입니다.

2019년 제주 국제 유스 축구 대회에 참가했던 PSV 에인트호벤과 도르트문트_출처 : HNS

스포츠 상품 개발과 운영을 통한 노하우는 국제 대회에서도 빛을 발했는데요, HNS는 공식 대행사로서 2018년과 2019년 '제주 국제 유스 축구 대회’의 운영을 맡았습니다. 대한 축구 협회(KFA)를 비롯해 아시아 축구 연맹(AFC)과 국제 축구 연맹(FIFA)도 모니터링하는 글로벌 대회의 양적 질적 향상을 위해 HNS는 도르트문트·뉴캐슬 유나이티드·PSV 에인트호벤 등 유럽 명문 구단들도 직접 섭외했죠. 유소년 선수 육성을 위한 지도자 콘퍼런스도 따로 준비했고요.

제한된 일정 속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마련하기 위해 참가팀들이 조별 리그 후 승자전/패자전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경기 방식도 적용했습니다. 참가팀들이 한 번씩은 맞붙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거죠. 2019년 우승 팀이었던 팔메이라스(브라질)의 루카스 감독은 ‘전체적으로 대회가 잘 조직됐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유토피아를 꿈꾸다

김대길 한국풋살연맹 회장은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풋살은 ‘21세기가 요구한 스포츠’이자 ‘한국에서 드문 동호인 중심 운동’으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당시 그는 전국의 풋살 동호인을 약 30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피파가 집계한 전 세계 풋살 인구는 3천만 명 이상입니다. 장소와 인원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풋살은 나이와 성별의 벽도 허물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TV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HM 풋살 파크를 찾는 여성의 비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남녀노소 풋살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자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HNS의 시선은 조금 더 먼 곳으로 향해 있습니다. 원한면 언제든 풋살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와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생활 체육의 유토피아, 종합 스포츠 타운으로 말이죠. HM 풋살 파크의 진화이자 궁극적인 지향점은 이미 실행에 옮겨졌고 머지않아 공개될 예정입니다. 여러 스포츠 간의 시너지 효과에서 비롯되는 콘텐츠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함께 골 때리면서 기다려보자고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 풋살 콜?

*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일 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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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이순민 기자 royalb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