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주총회 시즌에 부각되는 관전 키워드는 아무래도 소액주주 제안과 행동주의가 손꼽힌다. 행동주의 펀드 캠페인이 눈에 띄게 늘어난 가운데 해당 기업 주가는 평균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상장사 중 주주 제안을 안건으로 채택한 기업은 25개로 전년(10개) 대비 2배 증가했다. 지난 2021년 27개에 그쳤던 주주 행동주의 대상 기업수 역시 지난해 47개로 늘어났다.
최근 경영권 분쟁 격랑에 휩싸였던 에스엠(SM)을 비롯해 KT&G, 오스템임플란트, 태광산업, BYC 등 사례가 대표적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이들 기업을 상대로 저평가된 기업가치 개선, 정체된 배당 정책 교체, 지배구조 변화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영향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주주 환원 확대 요구에 초점을 맞춘 주주 제안이 빠르게 증가하는 배경이 됐다”며 “올해 주주 제안으로 상정된 안건의 화두는 이사진 교체와 배당 확대”라고 설명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들의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최고가 도달까지 대상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4분기 부진했던 어닝 시즌이 지나고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실적과 주가 동행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단 주주총회 이슈가 아니더라도 3월은 초반보다 중순 이후 긍정적인 성과를 기록하는 계절성이 있다”며 “이달 중순 이후 주주총회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부진한 4분기 어닝 시즌 영향이 감소하고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행동주의를 앞세워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고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투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종목들은 주주 제안을 받기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을 통해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벌처 펀드와 장기적인 안목의 주주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영권 위협인 경우는 경영진 교체 요구, 인수합병(M&A)·거버넌스 재편 등이 주요 이슈였는데 과거 SK(소버린), KT&G(칼 아이칸)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은 연구원은 “경영 간섭인 경우는 경영권 위협보다 정도는 덜하지만 여러가지 회사 경영과 관계된 이슈에 행동주의 펀드가 참여한다”며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의 행태는 주주 권익 보호보다는 주주 사익 추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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