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시작되고 세달이 채 되지 않았으나 쏟아지는 공매도에 과열종목 지정요건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절반에 가까운 176건의 지정이 벌써 이뤄졌으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역대급 공매도 과열종목 출현이 예고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은 총 17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61건의 과열종목 지정이 있었고, 지난달에는 무려 87건의 과열종목이 나타났다. 이달 현재는 28건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64건이란 점을 감안할 때 무려 3배에 가까운 증가세다. 지난해 1월에는 18건이, 2월에는 25건이, 3월에는 21건의 과열종목 지정이 있었다.
특히 지난달의 과열종목 지정 87건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20년 이후 최다치다. 지난해 월 평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는 32건 수준에 불과했으며 가장 지정이 많았던 달은 9월(58건)이었다.
월간 기준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많았던 것은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2020년이다. 2020년 3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은 무려 165건에 달한다. 증시 폭락과 더불어 공매도가 쏟아지면서 공매도 과열요건이 대거 발생했다.
올해 공매도 과열종목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긴축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따라 시시각각 변경됐다. 여기에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CB) 위기 우려로 시장의 등락도 반복됐다.
특히 과거 증시의 하단을 받치던 개인투자자들의 힘도 약화되면서 공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났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에서 더 많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있었다. 올해 176건의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가운데 17건은 코스피 시장 소속이었으며 나머지 159건은 코스닥 시장의 상장사였다.
개별 종목으로는 하림지주가 7건으로 가장 많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있었고, 올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6건의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이뤄졌다.
이외에도 박셀바이오(5건), 메지온(4건), 우리기술투자(4건), 테스(4건), 셀트리온제약(3건), HLB(3건), 씨젠(3건), HLB생명과학(3건), JB금융지주(3건), 셀리버리(3건), 더네이쳐홀딩스(3건) 등이 3차례 이상 과열종목에 지정됐다.
이는 지난해 과열종목 지정이 한차례 강화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24일부터 새로운 공매도 과열지정 요건이 추가됐으며 지정 이후에도 주가 하락시 과열종목 기간을 연장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올해 현재까지 신규 유형으로 공매도가 지정된 건수는 19건이며 연장은 3건으로 집계됐다.
만약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최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도입한 이후 연간 기준 과열종목이 가장 많았던 것은 지난 2019년 690건이다. 당시 1월부터 3월까지의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은 127건이었다.
앞서 금융당국도 공매도 과열종목이 연 796건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도 변경 당시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건수가 15% 내외로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충격에 따른 공매도 급증으로 인한 종목별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