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자체 단속 조직 운영
작년 印尼서 1만여건 신고-차단
OTT 불법 유통 ‘누누티비’ 수사
국내 콘텐츠 업계가 불법 디지털 콘텐츠 유통을 뿌리 뽑기 위해 별도 조직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웹툰과 드라마 등 ‘K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며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한 상황에서 불법 콘텐츠 유통이 산업 생태계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웹툰, 웹소설, 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일 글로벌 웹툰 불법 유통 대응 태스크포스(TF)인 ‘피콕(P.Cok)’의 성과를 공개했다. 피콕은 카카오엔터가 불법 콘텐츠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플랫폼 업계 최초로 만든 자체 단속 조직이다.
카카오엔터에 따르면 피콕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불법 유통물 1만5607건을 직접 신고해 차단했다. 콘텐츠를 불법 유통해온 텔레그램 그룹 206개를 폐쇄했고 13개의 대형 불법 번역 그룹의 활동을 중단시켰다.
영상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티빙,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역시 불법 콘텐츠 유통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신 영상 콘텐츠를 불법으로 스트리밍하는 ‘누누티비’로 인해 OTT 구독을 해지하는 이용자가 늘자 방송사와 영화사, OTT 등 미디어업계로 구성된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9일 누누티비를 형사 고소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6일 누누티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수사에도 누누티비가 접속 주소를 우회하며 운영을 계속하는 데다 누누티비와 유사한 불법 콘텐츠 사이트가 계속 생기고 있어 콘텐츠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콘텐츠 유통 업체들이 대부분 클라우드 기반이다 보니 사이트 자체가 없어지지 않고 접속 경로만 바꿔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으려면 유통 경로를 일일이 확인해 차단하는 등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전담 인력을 이용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불법 콘텐츠의 상당수가 폐쇄형 커뮤니티에서 유통되고 인공지능(AI)으로 검색되지 않는 은어를 통해 공유되고 있어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채팅 서비스, 링크 연동 서비스 및 불법 사이트, 텔레그램 등 단속이 까다로운 음성적 플랫폼을 대상으로 전담 팀원이 직접 조사 및 잠입 단속하고 불법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를 직접 찾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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