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CEO 5명이 10억 이상 받아
연봉 대비 절반 이상이 상여금
카드사 CEO 2명도 10억대 연봉
금융당국, 과도한 성과급 자제 압박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보험사의 최고경영자(CEO) 중 1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인물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액의 상여금에 힘입어 30억 원에 육박하는 급여를 수령한 사례도 나왔다. 다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고 금융당국이 성과 체계도 면밀히 검토 중인 만큼, 올해 성과급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화재, 한화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5곳의 CEO가 1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29억43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17억6400만 원),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15억9600만 원),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12억400만 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11억6000만 원),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10억98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고연봉은 지난해 보험사가 높은 실적을 내면서 상여금 규모도 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몽윤 회장의 연봉에서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9.2%(20억3800만 원)였다. 조용일 사장(67.5%)과 김정남 대표(53.7%), 홍원학 대표(53.6%)의 상여금 비율도 연봉 대비 절반 이상이었다. 보험사들은 경영진뿐 아니라 임직원에게도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삼성생명은 연봉의 23%를 각각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KB손해보험도 월 상여금의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카드사의 경우 10억 원대 연봉을 받은 CEO는 두 명이 나왔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가 18억600만 원으로 최다였고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12억17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카드업권은 실적이 주춤해 거액의 성과급을 챙긴 사례가 많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2조60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이자비용 및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보험·카드업계의 성과급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 환경이 작년만큼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의 감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감원은 보험·카드사 임원의 성과 보수 체계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사에 과도한 성과급 지급 자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당국의 기조를 고려하면 성과급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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