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C 주가, SVB 폐쇄후 4.15%↑
위기 때 시장 적극 개입 특성 반영
美금융당국 위험 방치 책임론 일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고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중국 대형 은행주의 ‘나 홀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은행들의 연쇄 위기를 맞닥뜨린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이뤄지는 중국의 은행이 더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형성된 효과로 보인다.
전 세계 은행 중 시가총액 3위인 중국 공상은행(ICBC)은 22일 전 거래일(4.45위안)보다 1.57% 오른 4.52위안에 장을 마쳤다. 이는 SVB가 폐쇄된 10일보다 4.15% 상승한 수치다. 중국 건설은행과 농업은행 주가도 10일 대비 각각 4.69%, 3.69% 상승했다.
미국 은행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한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시가총액 1위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전 거래일(127.14달러)보다 2.68% 상승한 130.5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은행 위기가 더 악화할 경우 예금에 대한 추가 보증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하자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10일 대비 2.32%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역시 SVB가 파산한 10일 이후 각각 5.55%, 1.43%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을 뒤덮은 위기 속에서도 중국 은행주가 흔들리지 않고 선방한 데는 정부가 주저하지 않고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중국의 국가적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안전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중국 은행주가 파산 위험이 작다고 여겨진 것이다. 중국의 4대 은행(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은 정부 산하의 국영은행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9년 중소 지방은행이었던 바오샹은행이 파산 위험에 처하자 은행을 국유화해 1년여 동안 관리한 바 있다. 노무라홀딩스는 최근 고객들에게 “금융 불안정이 전 세계적으로 신용 리스크(위험) 기피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예외인 ‘중국’을 제외하고 많은 시장에서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금융 안정을 위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나서기도 했다. 올해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공산당 중앙 기구인 중앙금융위원회를 신설했다. 해당 기구는 금융 리스크의 예방부터 관리까지 당 차원에서 총괄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미국 금융당국은 SVB가 파산하기 전 위험 요소를 방치했다는 책임론에 직면했다. 옐런 장관은 21일 미국은행연합회(ABA)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의 감독 및 규제 체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SVB의 감독과 규제의 적절성 여부를 자체적으로 조사해 5월 1일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은행주가 흔들리는 가운데 안정적인 영업 환경을 보유한 중국 은행주가 수혜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중국은 미국과 달리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 자금 경색 발생 가능성이 작고 경제 회복도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저평가된 중국 은행주의 가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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