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잘하는데 복근은 중요하지 않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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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캥커루 정다원 크로스핏 선수

정다원 선수는 “링 머슬업을 하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홍태식 프리랜서
정다원 선수는 “링 머슬업을 하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홍태식 프리랜서
“크로스핏이 뭐길래 다들 저렇게 운동을 잘해?”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크로스핏 선수들을 보며 시청자들이 한 번쯤 가졌을 궁금증이다. 국내 정상급 크로스피터 정다원 선수를 통해 크로스핏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팔굽혀펴기와 스쾃이 합쳐진 ‘버피’ 20개를 단숨에 끝낸 정다원 선수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천장에 매달린 링을 두 손으로 잡아챈다. 흔들리는 링에 매달려 몸을 위아래로 흔들더니 이내 링 위로 올라간다. 고난도 체조 동작 ‘링 머슬업’을 30초 만에 8개를 해내고 바닥에 착지한다. 정 선수는 심폐지구력, 고난도 체조 동작 수행을 위한 협응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뿐 아니다. 100kg이 넘는 바벨을 너끈히 머리 위로 들어 올릴 정도로 근력도 대단하다. 다양한 신체 능력을 고루 갖춘 ‘팔방미인’을 추구하는 크로스핏(cross fit)의 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크로스핏, 실생활에 밀접한 신체 능력 길러줘”
사전적 의미의 크로스핏은 심폐지구력, 유연성, 협응력, 근력 등 다양한 신체 능력을 육성할 목적으로 맨몸운동, 역도, 체조, 유산소운동을 크로스(cross)해 만든 운동법이다.

크로스핏의 가장 권위 있는 대회는 ‘크로스핏 게임즈(이하 게임즈)’다. 매년 열리는 게임즈는 전 세계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온라인 예선, ‘오픈(Open)’으로 포문을 연다. 올해 오픈은 2월에 시작해 3주간 치러졌는데, 이번 오픈에서 아시아 1위를 차지한 사람이 다름 아닌 한국의 정다원 선수다.

크로스핏은 어떤 운동인가요.

“크로스핏은 동작의 종류가 굉장히 많아요. 다양한 신체 능력을 동시에 키우기 좋죠. 또 기능성이 강조되다 보니 실용적이에요.”

근력이 부족해 크로스핏을 시작하기에 앞서 망설이는 여성분이 많은데요.

“그러니까 더 근력 운동을 해야죠(웃음). 저도 그런 분들을 자주 봐요. 겁먹지 말고 무조건 한 달만 꾸준히 운동 센터에 가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을 거예요.”

초보 회원들이 그렇듯 정다원 씨도 처음에는 빈 바벨로 시작했나요.

“그럼요(웃음)”

정다원 선수가 고난도 체조 동작인 링 머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정다원 선수가 고난도 체조 동작인 링 머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정다원 선수의 별명은 ‘코캥’. ‘코리안 캥거루’의 줄임말이다. 하체가 좋고 승모근이 발달해 붙은 별명이다. 크로스핏은 국제 대회가 많은 편인데 그는 한국인임을 강조하고 싶어 앞에 ‘코리안’을 붙였다.

어떤 계기로 크로스핏 선수가 됐나요.

“원래는 경찰특공대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경찰 시험을 준비하면서 하루 딱 1시간만 크로스핏에 할애했죠. 그런데 오픈 기간 우연히 한국 1등을 한 거예요. 그때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저는 경찰이 아니라 크로스핏 선수가 돼야 할 것 같다고요.”

흔히 3대 기록이라고 하는 스쾃·데드리프트·벤치프레스 기록이 궁금해요.

“스쾃은 143kg, 데드리프트는 170kg, 벤치프레스가 75kg이예요.”

힘이 세지는 정다원 선수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최근에는 먹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예전에는 복근도 유지하고 싶고 몸이 커지면 옷태도 안 나올 것 같아 먹는 양을 조절했어요. 최근에는 몸이 커지더라도 운동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많이 먹고 있어요. 제가 식성이 엄청 좋거든요. 햄버거를 한 번에 10개씩 먹을 때도 있었고, 피자도 혼자서 한 판은 먹어요(웃음).”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싫어지기 마련인데 운동이 지겹거나 싫을 땐 없나요

“운동이 여전히 재밌어요. 가능한 한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링 머슬업을 하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거든요. 제일 중요한 건 꾸준함이라고 생각해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절대 운동 강도를 낮추지 않으려고 해요.”

오픈에서 아시아 1등을 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올해 목표도 궁금해요.

“아직 소감을 얘기하기에는 이른 것 같아요. 아시아에서 게임즈에 진출하는 사람은 2명뿐이거든요. 일단 상위 라운드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내야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올해는 꼭 게임즈에 진출해 전체 순위 30위 안에 드는 게 목표입니다.”

#2023 trend watch#정다원#코리안 캥커루#크로스핏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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